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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정재 “‘빅매치’ 속편 출연? 이걸 또 하라고?”
입력 2014-11-27 10:5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이정재(41)는 속편은 (출연)못 한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영화 ‘빅매치(감독 최호) 속편을 만들어도 되겠다는 말에 0.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반응한 말이다. 언론시사회 후 영화를 보고 배우들이 2탄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했다는데 그의 답은 당연히(?) 아니오”였다.
하긴 수갑이 채워진 채로 몸을 날려 10여 명의 형사를 따돌려야 했고, 쉴 틈 없이 달려야 했다. 20여 명의 조폭과의 대결은 어떻고!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에게 납치된 형(이성민)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익호(이정재)의 모습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겼다. 그 짓(?)을 또 하라고? 이정재의 대답은 현재까지는 NO”다.
촬영 5개월 전부터 운동과 훈련을 했다는 이정재는 이제 나이가 들어 근육이 잘 안 붙어 몸 만드는 게 힘들었다”고 했는데, ‘빅매치는 그렇게 몸을 만들지 않았으면 촬영하기 힘들었을 작업이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환상적인 복근과 몸매를 만들어내다니 정말 독하고 대단하다고 했더니 더 이상은 건장한 몸을 보여드리는 역할은 못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아쉽지 않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또 카메라가 돌아가면 없던 힘도 나고, 안 움직이던 어깨도 더 잘 돌리게 되더라”고 웃었다. 오히려 촬영이 지연된 게 힘들었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고치는 과정이 몇 차례 있었는데, 이정재는 영화 속 몸을 유지해야 해 운동과 훈련을 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몸을 이리 만들어야 했으니 감독도 이정재의 몸과 액션을 더 사용하려고 뭔가를 요구했을 것 같다. 잘 나온 장면도 한 번 더 찍거나 하는 등으로 이정재를 괴롭히지는 않았을까.
이정재는 감독님은 액션보다는 코믹한 부분에 신경을 더 많이 쓰더라”는 답을 했다. 사실 감독님이 액션은 원하는 게 없었어요. 액션은 카메라 포지션과 인물과 각도, 방향성만 맞으면 그럴듯해 보이거든요. 하지만 코믹적인 요소는 아이디어도 내야 하고, 그 포인트 호흡이 맞았을 때가 웃겨요. 될 때까지 찍어야 했죠.(웃음)”
이정재가 언급한 건 링 위에서 코믹한 세러머니를 한 장면이나 유치장에서 이거 몰래 카메라야?”라고 하는 장면, 수경(보아)와 갈대숲에서 싸움이 애정행각으로 오해받는 장면 등이다. 내겐 코믹적인 재능이 없다”는 그는 영화에 어느 정도 밝은 톤을 주는 정도는 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딱 영화에 나오는 정도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나머지는 다른 분들이 큰 웃음을 주는 연기를 잘 해주셔서 균형이 맞지 않을까 한다”고 짚었다.
몸과 마음이 고생했으니 세트에서 나름 편안하게(?) 연기한 신하균의 에이스 역할이 부럽기도 했을 것 같다. 전체 5개월 중 2주 정도로 촬영이 끝이었으니 이 점도 부러웠을 것 같다. 세트에서 촬영하고 짧게 끝났으니 편하긴 했겠죠. 하지만 제가 맡았으면 신하균씨의 에이스처럼은 못했을 것 같아요. 그 역할 연기는 해냈겠지만, 아마 다르게 나오지 않았을까요?”
‘빅매치는 가수 출신 보아의 한국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익호의 조력자가 된 빨간천사 수경 역의 보아와 호흡이 은근히 좋다. 이정재는 사실 3초 정도 갸우뚱했다. ‘우리가 아는 그 가수 보아??? 하지만 이내 수긍했다. 운동을 오래하며 챔피언 꿈을 가진 선수가 노력한 시간과 보아가 어렸을 때 가수로 꿈을 꾸며 연습하고 노력한 시간과 느낌이 비슷할 것 같았다”며 수경의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좋았다”고 회상했다. 이정재는 특히 수경이 담배를 피우고, 침을 뱉는 장면이 인상적”이라며 칭찬했다.
과거 승승장구했지만 잠시 슬럼프를 겪었던 이정재. 최근 들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도둑들, ‘신세계, ‘관상 등 관객의 사랑을 엄청나게 받고 있다. 이정재를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
저보다 작품을 사랑하는 거겠죠. 운이 좋게도 좋은 작품을 제안받은 거죠. 그분들에게 감사해요. 개인적으로 영화 ‘하녀 때부터 슬럼프를 잘 빠져나온 것 같다고 생각해요. 임상수 감독님과의 만남도 즐거웠고, 최동훈 감독님이 ‘도둑들 제안을 했을 때도 반가운 역할이었죠. 언젠가 집들이에 갔을 때 최동훈 감독님이 ‘다음 작품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같이 하면 좋겠다고 하셨거든요. ‘신세계는 (최)민식이 형이 전화해서 함께하게 된 것이고, ‘관상도 한재림 감독님이 불러주셨죠. ‘빅매치는 제작사 심보경 대표님이 더 적극 추천해주신 것이고요.(웃음)”
많은 작품을 했지만 이정재의 멜로 ‘시월애도 기억난다. 팬 중에는 이정재의 멜로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도 있는데, 멜로 출연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다.
이정재는 멜로 영화 시나리오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제의가 없다”며 있어도 멜로나 로맨스 영화를 요즘 관객은 안 보는 것 같다. 최근 들어 멜로에 관심이 많아지게 돼 ‘인간중독이나 ‘마담뺑덕 등도 봤는데 생각만큼 관객들이 극장에서 안 보시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수위 높은 영화도 포함한) 멜로에 대한 관심을 표하며 벗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크지 않다. 스토리와 잘 맞는다면 참여해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멜로에 관심이 생겼으면 연애, 결혼을 생각할 법도 하지 않나. 이정재는 혼자 사는 게 익숙해졌고, 편안한 것도 있다”며 과거에는 이성이 옆에 항상 있어야지 좋고, 뭔가가 잘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친구는 항상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말했다. 팬들은 좋겠다고 하자, 이정재는 껄껄껄 웃었다.
jeigun@mk.co.kr/사진 호호호비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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