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총 서류 위조해 사흘 만에 중소기업 '꿀꺽'
입력 2014-11-26 19:40  | 수정 2014-11-26 20:42
【 앵커멘트 】
옛말에 '눈 뜨고 코 베인다'란 말이 있죠.
실제로 눈 뜬 채 회사가 남의 손에 넘어갈 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들이 서류를 위조해 150억 원 짜리 중소기업을 가로채는 데 단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박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말끔한 정장 차림의 남성들이 사무실에서 나옵니다.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뭔가를 확인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44살 박 모 씨 등 7명이 한 전시·인테리어 시공업체에 투자하겠다며 접근해 내부 문서를 휴대전화로 찍은 뒤 빠져나오는 장면입니다.


피해자인 이 회사 대표가 박 씨 등을 만난 건 지난달 중순쯤.

▶ 인터뷰 : 안경회 / 피해업체 대표
- "실사를 빌미로 해서 제 개인 인감을 복사해서 (가짜 도장을) 파는 데 사용했고요. 주주명부도 복사해 갔고요. 저는 까맣게 몰랐죠."

이들은 안 대표가 모든 주식과 경영권을 박 씨에게 넘긴다는 거짓 계약서를 만들고,

안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에 주주 전원이 찬성했다는 주주총회 회의록도 꾸몄습니다.

이런 식으로 위조한 서류만 모두 9개.

공증을 받고 박 씨 명의로 회사를 돌려 변경 등기까지 마치는 데는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등기소에서 신원 확인이나 서류 위조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점을 노렸습니다.

이들은 과거에도 같은 수법으로 남의 회사를 가로채 대출만 받고 부도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스탠딩 : 박유영 / 기자
- "경찰은 사문서 위조 혐의로 주범인 박 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박기덕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