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이 공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상시적 차량 2부제' 도입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리스샹(李士祥) 베이징시 상무부시장은 26일 열린 '징진지(京津冀·베이징, 톈진, 허베이의 약칭) 협력발전 포럼'에서 "최근 주말을 포함해 상시적인 차량 2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등의 적극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의견을 청취하고 검증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블루'는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공기 질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 하늘(바람)의 도움만 바라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APEC 블루'는 중국당국이 '스모그 없는 APEC'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 3∼12일 전면적인 차량 2부제를 시행하는 등 전방위적인 스모그 유발 억제 정책을 실시해 APEC 기간을 전후로 베이징의 공기 질이 일시적으로 크게 개선된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APEC이 끝나 차량 2부제 조치가 해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9∼21일 수도권 지역은 또다시 짙은 스모그에 휩싸였다. 25∼26일에도 베이징 지역의 대기 질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다.
26일 오전 11시(현지시간) 현재 베이징 지역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다수 측정지역에서 200∼300㎍/㎥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PM 2.5 기준치(25㎍/㎥)의 10배 안팎에 달하는 수치다.
베이징 일부 지역은 전날 밤 초미세먼지 농도가 800㎍/㎥ 수준까지 치솟았다.
중국당국의 '상시적인 차량 2부제 도입 검토' 방침은 중국 지도부가 스모그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긴 하지만, 수백만 명의 시민이 큰 불편을 감내해야만 가능한 조치여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중국정부는 중국의 대기 질이 2030년을 즈음해 대대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전화(振華) 부주임은 전날 열린 '중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행동 2014년도 보고' 기자회견에서 "2030년이 되면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는 대대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APEC 블루'는 결코 실현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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