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60대 남성이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628명의 회원 가운데 경비원은 처음입니다.
한성대 경비원 김방락씨는 25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공동모금회에 성금 1억원을 전달하고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가입서에 서명했습니다.
전북 정읍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습니다.
만 스무 살 되던 해 군대에 지원해 특전단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등 8년간 군 생활을 하다 중사로 전역했습니다. 이후 국방부 군무원으로 26년간 일하다 10년전 정년퇴직한 후에는 줄곧 경비원으로 일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종로구 숭인동에 있는 진형중·고등학교에 입학, 틈틈이 주·야간수업을 들으며 중·고등학교 졸업장도 땄습니다.
가족 모르게 기부를 결심했다는 그는 "가족들이 알더라도 괜찮을 것"이라며 "기부는 꿈이자 로망이었는데, 세상에 나와서 하고 싶은 것을 했으므로 그것 자체로 보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월 120만원가량을 번다는 그는 "안 먹고 안 쓰며 모은 돈"이라면서도 "연금도 나오고 자식들도 출가해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몇년간 생각날 때마다 인근 새마을금고와 동사무소에 쌀과 떡 등을 갖다주며 기부를 실천했다는 그는 3년 전 신문에서 우연히 아너 소사이어티를 보고 가입을 결심했습니다.
김씨는 "경비원 직업을 가진 사람도 회원으로 가입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주변에 돈은 많지만 어려운 사람을 살필 줄 모르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렇게 살지 말고 출가한 아들과 딸에게도 좋은 모습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하는데…쑥스럽다"면서도 "나눔은 마르지 않는 샘과 같다. 나눔도 마르지 않고 계속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