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모레 vs LG생건, 색조화장품 시장 두고 정면승부
입력 2014-11-25 13:40  | 수정 2014-11-25 14:07

그 동안 기초 화장품 위주로 경쟁해온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색조화장품 분야에서도 맞대결을 펼친다. VDL과 에스쁘아란 각각의 대표 브랜드를 통한 새 경쟁 구도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5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제주도 연동에 색조화장품 대표 브랜드인 VDL 매장을 열기로 했다. VDL은 LG생활건강이 2012년 메이크업 아티스트 웬디 로웨와 협업해 만든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다.
연동은 최근 '요우커 상권', '바오젠 거리'로 불리며 중국인 특수 상권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화장품 매장 수만 84곳으로 이미 서울 명동(68곳)을 넘어서 새로운'화장품 메카'로 불린다.
이러한 곳에 첫 발을 들인 VDL은 500여 품목의 전문 색조 제품을 내세워 중국인 소비자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색조전문 브랜드 보브(VOV)를 인수한 후 색조 화장품 브랜드 키우기에 공을 들여왔다”며 "VDL로 세계 시장을 좌우하는 중국인 소비자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LG생활건강은 2010년 약 10%선이었던 색조 매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향후 색조 사업 비중을 글로벌 수준인 35%대로 올려놓겠다는 게 LG생활건강의 목표다.
이에 질세라 아모레퍼시픽은 색조 화장품 전문 브랜드를 신설키로 하는 등 색조 화장품 강화 전략으로 맞대응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화장품 계열사 에뛰드의 에스쁘아 사업부를 분할해 내년 1월 1일부터 독립법인으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에스쁘아가 독립하게 되면 같은 색조 화장품 시장을 두고 LG생활건강의 VDL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사실 기초 화장품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지만 에뛰드로 대표되는 색조 화장품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뛰드는 지난 2분기 12억원의 적자를 낸데 이어 3분기 역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77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61% 줄었다.
하지만 에스쁘아의 독립법인 출범을 계기로 색조 화장품 전문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업계 1위에 대한 기대감을 걸어볼 수 있는 것.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향후 에스쁘아는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하고, 독자적 브랜딩과 영업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고객의 수요를 만족시켜 2020년에는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선 에뛰드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에스쁘아를 따로 떼어내기로 한 것을 두고 아모레퍼시픽의 색조 화장품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강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마트 전용 브랜드였던 이니스프리를 독립법인으로 한 후 그룹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낸 전력이 있다”며 "에스쁘아를 국내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1위로 키우겠다고 그룹 차원에서 선포한 만큼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쁘아는 현재 백화점과 면세점, 로드숍 등 26개 매장이 있으며 VDL은 국내 약 36개 매장 및 해외 5개국에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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