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차익 1조날린 삼성전기 바닥쳤나
입력 2014-11-24 17:28 
삼성SDS 상장 때 삼성 계열사 중 유일하게 구주 매출에 참여하면서 1조원 넘는 상장차익을 놓치게 돼 ‘헐값 매각 논란에 시달렸던 삼성전기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24일 삼성전기는 직전 거래일보다 500원(0.9%) 오른 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3일 3만9800원까지 내려갔던 삼성전기 주가가 한 달 만에 40.7%나 상승했다.
한 달 전 삼성전기 주가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인 4만원 밑으로 내려갔던 건 물론 실적 부진 영향이 가장 컸지만 삼성SDS 상장 후 주가 상승에 따른 과실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돼 투자자들이 실망한 탓도 컸다. 24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SDS 시가총액은 31조2606억원이다. 만일 삼성전기가 삼성SDS 지분 7.88%를 1조1589억원에 구주 매출을 하지 않았다면 2조4633억원의 지분가치를 보유할 수도 있었다. 삼성전기가 1조3000억원가량을 손해본 셈이다.
삼성전기 일부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구주 매출 결정이 독자적이지 않고 그룹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며 배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삼성SDS 주가가 상장 후 오를 것이 확연한데 이를 미리 낮은 가격에 팔아버린 건 주주 이익이 아니라 대주주나 다른 계열사를 위한 희생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기 실적 전망이 호전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변했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생산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삼성전기의 부품 공급량이 늘고 있는 데다가 북미에 이어 중국 내수도 살아날 조짐이 보인다는 진단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삼성전기 4분기 영업이익 흑자 규모를 5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270억원 수준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3분기 영업적자 69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S 상장으로 1조원 넘는 현금이 들어오면서 부채 감축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투자 심리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 지분 구주 매출 덕분에 내년 순차입금은 기존 예상치(8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4200억원가량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삼성전기 기업가치가 8% 가까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기는 중국 매출 확대를 통해 현재 약점으로 지목되는 과도한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약 60%)를 수년 내 낮춘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박영진 삼성전기 중화판매법인장은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해 현재 60% 수준인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를 50% 밑으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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