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발빠른 기관, 배당주펀드 담았다
입력 2014-11-24 17:28 
배당주 열풍 속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발 빠르게 배당주펀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 성장주펀드에 대한 이탈현상도 두드러졌다. 펀드 시장에서 기관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움직임이 펀드 수익률의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기관 전용 공모형 상품에는 3470억원의 금액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2조2449억원의 자금이 유출되는 가운데서도 기관투자가들은 옥석가리기와 함께 주식형 펀드 투자 규모도 꾸준히 늘린 것.
펀드 유형별로는 배당주·가치주 상품의 비중을 높였고 올 들어 수익률이 급락한 대형 성장주 펀드에서 자금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기관 자금을 모은 펀드는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I형으로 981억원이 순유입됐다. 올해 새로 설정된 ‘신영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I형에도 841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순식간에 규모를 불렸다.
기관투자가들도 정부의 배당촉진정책과 저금리에 따른 배당주 트렌드에 따라 배당주 상품으로 자금을 옮기는 셈이다. 기관들은 두 상품을 포함해 7개의 기관 전용 배당주펀드에 올 들어서만 2084억원을 추가로 넣었다. 올해 자금 유입의 60%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면 수익률이 급격히 나빠진 대형주펀드에서는 자금 이탈 현상이 뚜렷했다. 올 들어 8.77%의 손실을 입은 ‘한국투자한국의힘증권투자신탁 1(주식)(C-F)에서는 1235억원이, -13.95%의 수익률을 기록한 ‘신한BNPP좋은아침희망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i)에서는 1174억원이 빠져나갔다. 두 펀드 모두 대형주 위주로 운용하면서 올 들어 손해를 키운 상품들이다.
하지만 모든 대형주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은 아니다. 시장 하락의 영향을 완충한 일부 성장주 펀드와 인덱스 상품에는 투자규모를 늘렸다. 연초 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동부뉴인덱스알파증권투자신탁 1[주식-파생형]ClassC-I와 ‘KB그로스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F에도 각각 790억원, 648억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장기수익률을 우선시하는 행태도 두드러졌다. 3년 수익률이 각각 38.02%, 19.77%를 기록한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I ‘트러스톤칭기스칸증권투자신탁[주식]I클래스는 연초 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는데도 자금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DC형)의 주식투자를 펀드로 제한하고 비중을 확대하면서 향후 주식형 펀드에서 기관 비중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도 기관의 펀드투자 행태를 더 주목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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