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中 깜짝 금리인하로 정·화·조 활짝
입력 2014-11-24 17:25  | 수정 2014-11-24 19:42
중국 금리 인하 소식에 국내 증시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코스피는 최근 4주 동안 1960선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탄력적 반등에 이제는 언제 2000선을 뚫을 수 있을지를 기다리는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코스피는 24일 1970선을 회복했다. 전거래일보다 13.70포인트(0.70%) 상승한 1978.54에 마감했다. 특히 장중 한때 1985.18까지 뛰었다. 막판 환율 문제에 대한 경계감으로 상승폭이 다소 꺾였지만 코스피가 장중 198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7일(1982.96) 이후 처음이다.
중국 금리 인하 소식이 장을 주도했다. 하루 종일 중국 경기에 민감한 화학과 철강, 정유주 등이 들썩였다. SK이노베이션(10.8%) S-Oil(11.77%) 등 정유주가 급등했고, 수출 업종에 대한 수혜가 점쳐지면서 LG화학(5.29%) 롯데케미칼(5.7%) 등 화학주도 크게 올랐다. 포스코(6.17%) 현대중공업(8.03%) 대우조선해양(5.88%) 현대차(3.94%) 등 대형 수출주들이 업종별로 골고루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금리를 인하했던 2012년 7월 당시 한 달간 화학과 IT부품, 소재 기업의 수익률이 상위권을 차지한 좋은 기억도 한몫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2012년 7월 중국이 금리를 내릴 때도 화학·정유주의 상승세가 가장 좋았다”며 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도 진정되는 국면이라 업황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등 철강주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 주가는 중국 철강 수요가 역성장으로 전환된 9월 중순부터 이달까지 두 달 동안 3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며 이번 금리 인하는 포스코의 실적 개선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움직임에도 안정적인 반전이 기대된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한국 시장에서 2조원 이상을 순매도해 왔다. 다행히 지난주엔 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총 1조293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날도 35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865억원어치를 사들여 유가증권시장에서 모처럼 ‘쌍끌이 매수를 보여 줬다.
이번 중국 금리 인하는 예전처럼 증시의 단발성 호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2012년 6월과 7월 두 차례 금리 인하 때는 유로존에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승인, 스페인 은행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등 악재로 인해 단기적 효과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엔 중국이 금융시장에 활력을 넣는 경기부양 조치가 뚜렷하고 유럽에서도 지난 주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기부양 확대 발언으로 상승세 흐름을 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덕분에 지난 주말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럽 증시도 반등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이날 46.09포인트(1.85%) 상승한 2532.88로 마감했다. 2500선 돌파는 2011년 11월 이후 3년 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양적완화 조치와 지난달 일본의 양적완화 확대, 중국 금리 인하에 더해 정부의 증시 활성화 대책,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 모멘텀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엔저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서 119엔을 넘보던 엔·달러 환율이 이날 117엔 초반까지 하락하는 등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가파른 엔저로 피해를 보던 자동차 등 주요 수출주에 반등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이 추수감사절 연휴를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28일)와 사이버먼데이(12월 1일)를 거쳐 크리스마스, 신년 연휴까지 한 달간 소비 성수기로 이어지게 되는 것도 주식시장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병득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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