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해 코스닥 상장 셋 중 하나는 ‘스팩’…과열 경쟁 우려
입력 2014-11-24 14:29 

 올해 코스닥시장 전체 신규 상장사의 약 40%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하거나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종목은 35건으로 이 가운데 스팩은 총 13건(37.1%)에 이른다. 거래소는 올해 연말까지 15개 스팩이 추가 상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 스팩은 28개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거래소에 신규상장 청구한 스팩은 3개사에 불과했다.
 스팩은 상장되지 않은 기업 가운데 성장가능성이 높은 곳을 발굴해 우회상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과잉 공급 조짐이 나타나면서 오히려 증권사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상장된 스팩들은 2세대다. 스팩의 존속기간은 3년인데 앞서 2010년에 상장된 1세대 스팩들이 떠난 자리를 2세대 스팩들이 대체하고 있다.

 스팩 상장이 활기를 띄는 것은 성공사례가 나왔기 때문. 가장 대표적 사례가 모바일게임‘애니팡개발사 선데이토즈와 하나그린스팩의 합병 건이다. 합병 결정 후 선데이토즈 주가 최고치를 하나그린스팩의 공모가와 비교한 수익률은 481.3%에 이른다.
 그러나 스팩 제도 도입 후 올해 가장 많은 스팩이 상장되면서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올해 30개에 가까운 스팩이 상장됐거나 상장 절차를 밟고 있지만 정작 합병 대상을 찾아 우회상장에 성공한 경우는 케이사인(케이비제2호스팩) 정도다. 합병 상장을 앞두고 있는 콜마비앤에이치(미래에셋제2호스팩)까지 합쳐도 우회상장에 성공한 건수는 3건에 불과하다.
 선데이토즈나 콜마비앤에이치처럼 스팩의 M&A가 성공할 경우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증권사는 시세 차익을 통해 큰 수익을 얻는다. 반면 실패할 경우 증권사는 합병대상 물색·감사·법률 비용 등 초기 비용부터 스팩 청산 비용까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팩이 많이 상장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된 합병대상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우회상장 시 피합병법인도 지정감사를 받도록 법이 바뀌는 것도 스팩을 보유한 증권사에는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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