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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한토신 매각 `난항`…대주주 승인 지연
입력 2014-11-24 13:31 

[본 기사는 11월 20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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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넘게 끌어온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 매각 작업이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파이어니어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파이어니어의 대주주 변경 승인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한토신 매각 일정이 장기화되거나 최악의 경우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파이어니어는 한토신 인수를 위해 설립된 펀드로 국내 사모펀드(PEF)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한화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운용사(GP)로 참여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내부에서 파이어니어의 대주주 승인 문제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심사 과정이 까다로워 인수측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대주주 승인 심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금감원이 한토신 인수주체가 변경된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한토신 2대주주 아이스텀파트너스(이하 아이스텀)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발표하고 지분 양수도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그러나 지난 8월 실제 본계약을 체결할 땐 파이어니어가 인수주체로 변경됐다.
금감원은 KKR이 실제 한토신 인수주체이며, 대주주 승인 심사 등 번거로운 과정을 피하기 위해 파이어니어를 일종의 '대리인'자격으로 내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승인 심사 대상이 KKR처럼 외국법인인 경우 최근 5년간 형사 처벌 여부, 국제신용평가등급 등 다양한 자격사항을 검증해야 한다. '먹튀 논란' 등 글로벌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파이어니어 측은 KKR측이 펀드 운용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단순 펀드투자자(LP)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김윤석 파이어니어 대표는 "한토신 딜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인수 가능성을 검토한 건"이라며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에도 투자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해 최종적으로 KKR측에 투자를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KKR이 단순 투자자로 나중에 합류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를 금감원에 제출했다"며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만큼 빠른 시간내에 승인 여부가 결정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파이어니어의 인수자격에 대한 추가자료를 요구하면서 심사 기간이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는 대주주 승인심사 접수 후 60일 내에 승인 여부를 통지해야 하지만 추가자료 제출 및 검토 기간은 심사 기간서 제외된다.
파이어니어는 아이스텀측과 이달말까지 대주주 승인을 받는 조건으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승인이 무산되면 계약기간 연장을 위한 재협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단 아이스텀측 펀드투자자들 중 일부가 '헐값 매각' 관련 소송 등을 제기한 상태라 같은 가격(주당 1630원)에 재협상에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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