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생명 탄생의 신비 밝혀낼 단서 찾아
입력 2014-11-23 14:41 

국내 연구진이 초기 배아 단계를 관찰해 생명 탄생의 신비를 밝혀낼 수 있는 단서를 찾아냈다.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진은 유전자 발현의 핵심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RNA'가 초기 배아단계에서 어떻게 조절되는지 규명해냈다고 23일 밝혔다.
마이크로 RNA는 작은 길이의 RNA로 유전자가 과도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발현을 제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인간은 수백종류 이상의 마이크로RNA를 갖고 있으며 각각 발생, 성장, 노화, 사멸 등의 생명 현상에 관여한다.
동물의 초기 배아세포는 스스로 RNA를 합성할 수 없어 난자에서 유래한 RNA로 생명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RNA는 배아세포의 성장을 위해 점차 소멸하는데 지금까지는 이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연구진은 초파리 실험을 통해 배아단계에서 모체로부터 유래된 마이크로RNA의 말단에 변형이 생기면 마이크로RNA 양이 조절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김 단장은 "마이크로RNA에 있는 효소 '위스피'의 존재를 발견했는데 이것이 마이크로RNA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본격적인 수정란의 발생이 일어나기 전 마이크로RNA의 조절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음을 밝힌만큼 앞으로 배아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조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단장은 "이번 연구는 모체로부터 유래된 마이크로RNA가 조절되는 특이한 원리를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 배아단계의 중요한 생명현상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여 관련 후속 연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몰러큘러 셀' 13일자에 게재됐으며 다음달 4일 출판될 예정이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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