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국가 전력계통의 두뇌 역할을 하는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최근 개발한 상용 '차세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발전응용프로그램이 전력거래소에 적용돼 계통운영에 적용됨으로써 차세대 EMS의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연은 지난 10월 6일 한국전력거래소 나주본사에서 한전KDN, LS산전 등 관련사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존 해외 제작사의 계통운영시스템을 대체한 차세대 EMS를 실제 계통운영에 적용 시연에 성공했다. 이어 11월 6일 한국전력거래소 천안 후비급전소에서도 기존 EMS 대신 새로 개발된 차세대 EMS로 계통 운영을 전환함으로써 우리나라 전력계통을 차세대 EMS 만으로 운영하게 됐다. 전기연은 상용 EMS 개발과 구축은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5번째라고 전했다.
차세대 EMS는 전력공급을 24시간 계획하고 실시간 운영 및 관리하는 전력관제센터용 EMS다.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적재적소에 분배하고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전기연은 전력공급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확립함에 따라 차세대 EMS는 전력수급 안정과 대규모 전력계통의 안정 운영, 대정전방지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정호 전기연 스마트전력망연구센터장은 "예산과 인력이 많이 필요해 기업이 하기에는 힘든 일이었다”며 "2005년부터 정부와 기업, 학교가 함께 힘을 모아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전까지 사용했던 해외 기술 도입가격 추정액이 400억원에 달하고, 매년 유지보수 비용으로 3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해외로 빠져나갔던 만큼 이번 기술 개발로 인해 수입대체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MS 개발에 들어간 R&D 비용은 총 375억원이다.
박경엽 전기연 원장은 "국가 전력계통은 인간이 개발한 시스템 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 중의 하나”라며 "순수 우리 기술로 이 복잡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어 국가 전력산업에 큰 획을 그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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