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달러당 엔화값 7년 3개월 만에 118엔대 추락
입력 2014-11-20 16:10  | 수정 2014-11-20 16:19

 일본 엔화값이 달러당 118엔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7년 8월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화값은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엔 이상 떨어진 달러당 118엔대 중반에서 거래됐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달러당 118.63~118.64엔을 기록했다.
 교도통신은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해 미·일 금리차가 커지면서 달러를 사고 엔화를 파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엔화 약세속도가 빨라졌다고 전했다.
 특히 전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를 유지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엔저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연간 본원통화 공급 규모를 기존과 같은 80조엔(약 753조원)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아베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고 아베노믹스를 통한 경기 부양 기조를 강조한 것도 엔저를 가속화하고 있는 배경이다. 다카다 마사후미 BNP파리바 이사는 엔화값은 여전히 일본 정치와 통화정책에 달려 있다”며 모든 대내외 환경이 엔화값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연말께 엔화값이 12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다음달 일본 총선까지는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다.
 이런 가운데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10월 무역적자는 7099억엔(약 6조674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5.5% 줄었다. 수출은 자동차 부문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동기 대비 9.6% 증가한 6조6885억엔을 기록한 반면 수입은 원유값 하락 등으로 2.7% 증가한 7조3985억엔에 그쳤다. 덕분에 28개월 연속 적자에도 불구하고 수출 회복조짐 덕분에 적자규모가 민간 예상치(1조224억엔 적자)보다 매우 작았다.
 수출 증가를 이끈 자동차 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호조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엔화값이 달러당 1엔 떨어지면 도요타는 영업이익이 연간 400억엔(약 3760억원) 오르는 효과를 누린다고 보도했다.
 대미 자동차 부품과 건설·광산기계 등도 8.9% 증가했다. 마키노 준이치 SMBC 닛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미국용 수출품을 만드는 아시아공장을 대상으로 일본의 수출도 늘고 있다”며 미국 노동시장과 수요 개선 여부가 일본 수출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라고 밝혔다. 반면 수입은 중국산 휴대전화와 미국 애플이 9월 발매한 스마트폰 ‘아이폰6 등 통신기기가 29.6% 늘어난 것이 두드러졌다.
[정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