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롯데쇼핑이 잇따라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회사채 상환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팡의 이러한 움직임이 내년 업황 역시 불확실해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포항점과 동래점, 롯데마트 동래점,군산점, 성정점 등 총 5개 점포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규모는 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앞서 지난 8월 일산과 상인점 등 롯데백화점 2곳과 부평·당진·평택·고양·구미 등의 롯데마트 5곳의 점포를 총 6017억원에 팔았다. 기존 점포들을 팔아 다시 임대하는 이른바 ‘세일즈앤리스백(Sales & Lease back)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영업현금흐름을 웃도는 투자가 지속됨에 따라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내달 3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만기 5년) 역시 차환하는 대신 전액 현금 상환키로 했다. 재무부담을 덜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채 규모는 2500억원에 달한다.
그 동안 롯데쇼핑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수익성 감소에도 GS백화점과 하이마트 등을 인수하거나 아웃렛 진출에 적극 나서며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 롯데쇼핑이 신규 출점과 확장에 따른 초기 비용과 해외 부문의 적자 확대로 인해 수익성 또한 저하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설상가상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 초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롯데쇼핑의 성장 전략을 지적하면서 신용등급을 기존 ‘Baa1에서 ‘Baa2로 한 단계 낮췄다. 이어 8월 피치도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그만큼 자금 조달 비용은 높아지게 된다. 즉 기업의 빚이 늘면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이로 인해 이자 비용이 늘면서 빚이 다시 불어나는 악순환이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차입금과 사채 규모는 지난 2009년 6조6182억원에서 올해 9월말 현재 11조6875억원으로 76.5% 증가했다.
부채비율 역시 2009년 85.5%에 불과했으나 2010년 100%를 넘어서더니 2011년 124.8%, 2012년 134.48%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올 9월말 현재 123.36%로 소폭 줄어들긴 했으나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외부 경고음에 롯데쇼핑도 내부적으로 바짝 고삐를 쥐는 모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전날 열린 하반기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내년에도 시장 환경은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수익성 위주 경영에 힘써 달라”고 이례적으로 당부했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해 투자를 전혀 하지 않을 순 없는 노릇”이라며 다만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자산유동화나 회사채 상환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줄여 재무구조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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