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말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백신 기술을 개발했다. 말 백신을 국내 기술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해외 백신 수입을 대체함은 물론 인근 시장으로의 해외 시장 진출도 기대되고 있다.
송대섭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러스감염대응연구단 선임연구원과 김정기 고려대 약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고가의 말 인플루엔자 백신을 대체할 수 있는 백신 제조기술을 개발해 녹십자수의약품에 기술이전했다고 19일 밝혔다.
말 인플루엔자는 전염성이 높은 말 호흡기 질병으로 유럽, 미주, 북아프리카 및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발병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일본, 몽골 등 주변국의 말 인플루엔자 발병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2년 말 인플루엔자가 처음 보고된바 있다. 하지만 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백신은 현재 전량 수입제품에 의존하고 있으며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특성으로 한국형 백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2012년 한국에서 보고된 말 인플루엔자도 수입 백신을 맞았음에도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국내 말에서 발견된 인플루엔자를 분리해 낸 뒤 유전자 분석을 통해 말 인플루엔자 백신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송대섭 선임연구원은 "백신을 몽골에 있는 120마리의 말에 임상실험 한 결과 해외 백신과 대등한 수준으로 면역력이 향상됐으며 부작용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관련 기술을 녹십자수의약품에 선급기술료 6000만원, 경상기술료는 매출액의 8% 조건으로 기술이전했다. 향후 2년 이내에는 말 백신이 생산돼 연 10억원에 해당하는 국내 시장 공급은 물론 몽골과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 송대섭 선임연구원은 "산학연이 함께 모여 지난 2012년부터 양돈용 백신, 반려견 백신 등을 개발해왔다”며 "향후 인체 적용 가능한 백신까지 개발해 내겠다”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