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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파트너’ 박주호, 지옥서 건진 수확
입력 2014-11-19 06:01 
박주호는 18일 이란전에서 기성용과 함께 중원에 섰다. 이란에 후반 37분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했으나 미드필더 박주호의 경쟁력을 보여준 무대였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박주호(마인츠)가 수비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란전 패배에도 빛난 수확이다.
박주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 평가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중원 파트너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을 하루 앞두고 새로운 실험은 없다”라고 밝혔다. 그 가운데 박주호를 왼쪽 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했다.
박주호는 앞서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치른 2경기에서 모두 왼쪽 수비수로 뛰었다. 지난달 14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예기치 않은 부상 탓에 20분도 채 못 뛰었으며, 지난 14일 요르단전에는 전반 45분만 뛰었다.
박주호는 이날 이란전에서 분을 소화했다. 슈틸리케호에서 왼쪽 수비수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라운드를 누빈 시간이 더 많았다.
파격적인 포지션 파괴 조치는 아니다. 박주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도 소화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특히,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28년 만에 금메달까지 아끼면서 역대 최고의 와일드카드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16강부터 결승까지 4경기를 두 눈으로 직접 관전했다. ‘수비수 박주호보다 ‘미드필더 박주호를 더 오래봤다. 지난달 1기 소집에서도 박주호를 수비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분류해 훈련시키기도 했다. 김진수(호펜하임)의 부상에 따른 왼쪽 수비수 자원 부족으로 실전 경기에서 미드필더 투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눈에 띄는 건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이다. 분명 새로운 실험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그의 구상에 박주호의 포지션은 ‘처음처럼 미드필더일 가능성이 크다.
박주호는 이날 몸 상태도 가벼웠고 활약도 좋았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처럼 안정된 볼 키핑과 원활한 볼 배급을 했다. 수비 시 적극적으로 부딪히며 이란의 예봉을 꺾고자 했다. 이란의 파울을 유도해 여러 차례 프리킥을 얻어냈으며, 세트피스 시 손흥민(레버쿠젠)과 함께 전담키커로 나섰다. 기성용과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후반 30분 이후 한국 수비가 급격히 흔들리더니 후반 37분 결승 실점을 허용했다. 석연찮은 판정 이전에 흔들리던 수비에 ‘안정제를 주사하지 못한 책임에서 박주호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그 전까지 보여줬던 경기력은 충분히 슈틸리케 감독을 만족케 했다. 슈틸리케호 출범 이래 뛴 세 번째 경기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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