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4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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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원화표시 코코본드 발행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이 도전하는 코코본드는 '신종자본증권형'이다. 앞서 JB금융지주가 이 형태 코코본드를 발행했다가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우리은행이 실패 선례를 깨고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 금융권은 물론 증권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1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30년 만기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를 발행하기 위한 증권신고서(회사채 신고서)를 오는 25일께 감독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증권신고서가 접수되면 발행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종 발행 예정일은 다음달 5일이다.
우리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는 신종자본증권형이다. 앞서 대부분 은행들은 발행이 용이한 후순위채형 코코본드를 선택했다.
우리은행이 신종자본증권형을 택한 것은 최근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합병 때문이다. 합병 과정에서 상장사인 우리금융 주주환매 등으로 자본비율이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우리은행은 자본 성격이 더 강한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를 발행해 (기본)자본비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 자본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데, 기본자본이 높을수록 건성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종자본증권형은 기본자본, 후순위채형 코코본드는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은행 코코본드 신용등급은 AA-급, 금리는 연 3~4% 수준을 예상한다. 같은 등급으로 발행된 지방은행 후순위채형 코코본드 금리는 3% 초반 수준이다. 우리은행 코코본드 금리는 후순위채형 대비 1%포인트 가량 높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앞서 JB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 금리는 6.4%에 달했다. 국내에 소개된 1호 코코본드인데다, 제도권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고금리 회사채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개인 최저 청약 한도가 1억원으로 설정됐고, 기관들이 투자하기에는 위험성이 높아 결과적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우리은행은 성공적인 자금조달을 위해 이번 코코본드는 기관전용 상품으로 발행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테일(개인) 투자 제한 문제로 감독당국과 마찰을 빚은 것이 JB금융지주 코코본드가 흥행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5년 이후 채권을 되사올 수 있는 '5년 콜옵션'과 JB금융지주 코코본드에는 없었던 리픽싱(가격조정) 조건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최근 장기물을 선호하는 기관들 수요가 크고, 우리은행이 4대 시중은행이라는 점에서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지만 흥행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금융감독원은 리테일 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은행 신종자본증권형 회사채 증권신고서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감독원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는 투자위험이 높기 때문에 대형 은행이라도 투자자에게 투자위험에 대한 설명을 최대한 밝힐 필요가 있다"며 "앞서 진행한 JB금융지주 코코본드에 준하는 수준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측은 "신종자본증권형이 위험이 높기는 하지만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여전히 우량물에 속한다"며 "사전 수요조사에서도 다수 기관이 투자의사를 밝힌 상태라 흥행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코본드는 특정한 조건(부실금융기관 지정)이 발생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어 있는 채권이다.
크게 10년 만기 후순위채에 상각 조건을 붙인 '후순위채형'과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영구채)에 상각 조건을 붙인 '신종자본증권형' 등 2가지 형태가 선을 보였다. 신종자본증권형은 만기가 길고 위험이 높지만 금리도 높은 고위험 투자상품이다. 반대로 후순위채형은 만기가 짧고 위험이 낮은 대신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다.
JB금융지주는 지난 9월 국내 1호로 신종자본증권형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앞서 부산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1000억원~1500억원 규모로 코코본드를 발행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어 기업은행(8000억원)과 농협은행(5000억원)등 시중은행도 후순위채형 코코본드 발행 계획을 밝힌 상태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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