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예산 전쟁에 들어간 가운데 신경전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묘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예산안조정소위원회 구성에서 애초 알려졌던 이정현 최고위원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지역구인 전남, 순천에 예산 폭탄을 공언하며
예산소위에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던 이 최고위원이 빠진 것에 많은 사람이 적잖이 놀랐습니다.
이 최고위원 본인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당 지도부는 계수조정소위 구성안을 받아들인 이정현 최고위원을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이정현 최고위원께서 26년 만에 전남에서 당선될 때 약속했던 공약이 꼭 지켜줘야 한다. 계수조정소위에서 빠졌지만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모두 공약 지켜질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길 바란다."
▶ 인터뷰 : 이완구 / 새누리당 원내대표
- "이정현 의원은 최고위원 신분이 됐기 때문에 양해 구했더니 본인이 흔쾌히 이해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정현 최고위원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습니다.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말하는 동안 이 최고위원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생각에 잠긴 듯 보였습니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정현 의원은 계수조정소위 얘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지난주 농민벤처인 60여 명과 함께 중국을 다녀온 얘기를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현 / 새누리당 최고위원
- "중산층 인구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중국은 우리나라의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고 왔다. 우리 농민들이 위대한 사람들이다 의식을 갖고 있다."
사실 이정현 의원은 오늘부터 시작될 계수조정소위 활동을 위해 급하게 귀국했습니다.
자신이 소위에 들어갈 것으로 확신하고 중국 출장을 갔는데, 돌아와 보니 자신이 빠져 있었다는 겁니다.
썩 기분이 좋았을 리는 없겠죠.
지역별 국회의원들의 예산 확보 전쟁은 올해도 어김없이 벌어질 듯합니다.
여야 차원에서는 예산안 처리 시한을 둘러싼 기 싸움이 벌써 시작됐습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완구 / 새누리당 원내대표
- "정기국회 9월 1일처럼 12월 2일이 국회의 전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여당이 투명하게 하겠고 야당도 정쟁 식 경쟁은 자제하고 부탁을 드린다."
하지만, 야당은 순순히 예산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뉘앙스입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우윤근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 "4자방 국정조사는 미룰 수 없고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사항이다. 100조 원 혈세낭비와 비리를 놓고 예산안 심사 진행할 수 없다."
4자방 국정조사와 낭비성 창조경제 사업에 대한 삭감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년 예산안 처리에 순수히 응할 수 없다는 겁니다.
'신혼부부 집 한 채'를 둘러싼 논쟁은 이제 당대표들간의 신경전으로 커져 버렸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재원 마련 방안 생각지 않는 무분별한 무상복지는 세금 복지이자 국민 죽이는 일이다. 양보다 질이 우선이라는 선별적 복지 원하는 국민 의견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 인터뷰 : 문희상 /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
- "무상으로 주자는 것도 아닐뿐더러 임대주택을 늘리자는 것인데, 새누리당은 무상단어 덧씌워서 매도하고 있다. 무상의 무 한 자도 나오지 않은 것을 알면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
이쯤 되면 내년 예산안도 또 해를 넘겨 처리되거나, 준예산을 편성하니 마니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돈만 많다면야 여야 모두의 주장을 다 수용할 수 있지만, 세수가 계속 주는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는 합리성과 시급성, 균형에 기초하기보다는 힘과 권력에 좌우되는 게 현실입니다.
올해도 힘있는 의원, 권력 상층부에 가까운 의원들의 주머니는 빵빵하고, 그렇지 않은 의원들은 주민들의 눈총을 피해 다녀야 할지도 모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오늘 아침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묘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예산안조정소위원회 구성에서 애초 알려졌던 이정현 최고위원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지역구인 전남, 순천에 예산 폭탄을 공언하며
예산소위에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던 이 최고위원이 빠진 것에 많은 사람이 적잖이 놀랐습니다.
이 최고위원 본인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당 지도부는 계수조정소위 구성안을 받아들인 이정현 최고위원을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이정현 최고위원께서 26년 만에 전남에서 당선될 때 약속했던 공약이 꼭 지켜줘야 한다. 계수조정소위에서 빠졌지만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모두 공약 지켜질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길 바란다."
▶ 인터뷰 : 이완구 / 새누리당 원내대표
- "이정현 의원은 최고위원 신분이 됐기 때문에 양해 구했더니 본인이 흔쾌히 이해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정현 최고위원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습니다.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말하는 동안 이 최고위원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생각에 잠긴 듯 보였습니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정현 의원은 계수조정소위 얘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지난주 농민벤처인 60여 명과 함께 중국을 다녀온 얘기를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현 / 새누리당 최고위원
- "중산층 인구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중국은 우리나라의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고 왔다. 우리 농민들이 위대한 사람들이다 의식을 갖고 있다."
사실 이정현 의원은 오늘부터 시작될 계수조정소위 활동을 위해 급하게 귀국했습니다.
자신이 소위에 들어갈 것으로 확신하고 중국 출장을 갔는데, 돌아와 보니 자신이 빠져 있었다는 겁니다.
썩 기분이 좋았을 리는 없겠죠.
지역별 국회의원들의 예산 확보 전쟁은 올해도 어김없이 벌어질 듯합니다.
여야 차원에서는 예산안 처리 시한을 둘러싼 기 싸움이 벌써 시작됐습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완구 / 새누리당 원내대표
- "정기국회 9월 1일처럼 12월 2일이 국회의 전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여당이 투명하게 하겠고 야당도 정쟁 식 경쟁은 자제하고 부탁을 드린다."
하지만, 야당은 순순히 예산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뉘앙스입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우윤근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 "4자방 국정조사는 미룰 수 없고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사항이다. 100조 원 혈세낭비와 비리를 놓고 예산안 심사 진행할 수 없다."
4자방 국정조사와 낭비성 창조경제 사업에 대한 삭감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년 예산안 처리에 순수히 응할 수 없다는 겁니다.
'신혼부부 집 한 채'를 둘러싼 논쟁은 이제 당대표들간의 신경전으로 커져 버렸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재원 마련 방안 생각지 않는 무분별한 무상복지는 세금 복지이자 국민 죽이는 일이다. 양보다 질이 우선이라는 선별적 복지 원하는 국민 의견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 인터뷰 : 문희상 /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
- "무상으로 주자는 것도 아닐뿐더러 임대주택을 늘리자는 것인데, 새누리당은 무상단어 덧씌워서 매도하고 있다. 무상의 무 한 자도 나오지 않은 것을 알면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
이쯤 되면 내년 예산안도 또 해를 넘겨 처리되거나, 준예산을 편성하니 마니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돈만 많다면야 여야 모두의 주장을 다 수용할 수 있지만, 세수가 계속 주는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는 합리성과 시급성, 균형에 기초하기보다는 힘과 권력에 좌우되는 게 현실입니다.
올해도 힘있는 의원, 권력 상층부에 가까운 의원들의 주머니는 빵빵하고, 그렇지 않은 의원들은 주민들의 눈총을 피해 다녀야 할지도 모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