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하이증시 직접투자 ‘후강퉁’ 17일 시행
입력 2014-11-16 17:03  | 수정 2014-11-16 17:17
후강퉁은 중국 증시의 판도를 바꿀 이벤트가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홍콩과 상하이 주식시장이 연결됨에 따라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생겨날 수 있다.”(골드만삭스) 17일 후강퉁이 시행되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후강퉁은 중국정부가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교차투자를 허용하는 조치다. 투자한도인 3000억위안(약 52조원) 범위 내에서 누구라도 자유롭게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현재 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의 시가총액은 각각 3조달러로 세계 3위 수준이다. 두 증시가 완전히 연결되면 현재 시가총액 기준 2위인 일본을 앞지르게 된다. HSBC증권은 후강퉁 출범 5개월 후 상하이와 홍콩 증시가 7~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강퉁 투자자들은 중국 재정부의 결정에 따라 중국 주식을 거래해 얻은 차액에 대한 개인 소득세, 영업세, 증권 교역세 등을 면제 받는다. 기간은 17일부터 2017년 11월 16일까지 3년이다. 또 중국 본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와 위안화로 중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의 투자들은 기업 소득세가 면제된다. 아울러 홍콩 금융당국도 하루 2만위안(약 360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위안화 환전 한도를 철폐한다.
정보기술(IT)·헬스케어·소비재 기업 등으로 구성된 상하이A주는 금융기업 위주로 구성된 홍콩H주보다 투자할 수 있는 업종이 훨씬 광범위하다. 그동안 한국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에 투자하려면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에 투자하거나 외국인 쿼터를 할당받은 기관투자가를 통해 투자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개인투자자들도 자유롭게 중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후강퉁으로 외국인 자금이 중국에 집중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앞으로 증시 향방이 주목된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후강퉁을 계기로 그동안 침체됐던 증권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안화 예금, 위안화 채권에 이어 중국 주식이 부자들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여유자금 중 일부를 자녀들에게 중국 주식으로 넘겨주겠다며 증여용으로 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까지 1조3000억원대에서 횡보하던 홍콩 주식투자금액은 7월 말 1조6864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홍콩 주식투자금액은 1조8528억원까지 늘었다.
국내 주식과 달리 해외 주식 투자엔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양도소득세 세율은 22%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연간 250만원의 기본 공제가 있기 때문에 한 해 매도 순익이 250만원 이상인 금액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중국본토A주(이하 A주)에 투자하길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일단 후강퉁 거래 체제를 갖춘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해 해외 증권매매 전용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A주 거래 화폐가 위안화이기 때문에 증권사 환전 시스템 등을 통해 위안화도 마련해야 한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업점 등을 이용해 매매주문을 내면 된다. 상하이거래소는 크게 오전장(한국시간 기준 오전 10시 30분∼12시 30분), 휴장(12시 30분∼오후 2시), 오후장(오후 2∼4시)으로 나눠진다. 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 둘 중 한 곳만 휴장해도 국내 투자자는 A주를 거래할 수 없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미 관련 서비스를 내놨다. 유안타증권은 종목 추천시스템 ‘마이티레이더에 중화권 투자 기능을 첨가했다. 대신증권도 상하이A주에 대한 조회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대증권도 해외주식 전용 MTS ‘해외투자플러스를 출시했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 서울 = 용환진 기자 / 손동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