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2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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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증권가에서는 DG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앞다퉈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인수·합병(M&A)을 위한 외부자금 수혈에 따라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DGB금융지주에 따르면 이들이 우리아비바생명 인수대금과 기존 계열사에 대한 출자금 명목으로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금액은 총 4340억원에 달한다. 700억원으로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하고 기존 계열사인 대구은행과 DGB캐피탈에 각각 2140억원, 1500억원을 신규출자하기 위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으로 충분히 출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텐데 증자를 선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보험사 인수대금은 그렇다 치더라도 기존 계열사 출자금까지 증자로 마련한 배경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가 뜻밖의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증권사들은 일제히 DG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최대 20%까지 낮췄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내리기가 무섭게 DGB금융지주의 주가는 이날 장중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이들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사업 전망에 따라 DGB금융지주가 무리한 증자를 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그룹 성장전망에 따라 향후 자본비율이 은행의 금융감독원 지도비율을 소폭 밑돌고 바젤Ⅲ 적용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향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캐피탈의 경우 사업계획을 감안해 총자산을 늘리면 레버리지비율이 금감원 규제를 초과하기 때문에 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 자본비율을 고려할 때 공격적으로 자산성장을 계획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과 캐피탈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감안하면 너무 공격적인 성장 계획에 따른 무리한 자본투입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아비바생명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번 유상증자가 당분간 DGB금융지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조달 자금이 비은행 자회사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사용된다는 점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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