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강세와 엔저로 수출주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어닝 쇼크가 또 한번 되풀이됐다.
1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192개사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총 18조3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조2625억원에 비해 30.1%나 감소했다.
실적 하향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신뢰는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실적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기대치가 워낙 낮았는데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분기 업종 간 실적 희비를 가른 결정적 요소는 환율이었다. 원화값 강세로 인한 수출주 부진과 내수주 호조라는 ‘엇갈린 명암이 숫자로도 입증됐다.
중공업을 포함한 산업재는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고, 정유·화학 등 에너지 업종과 전기전자(IT) 업종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98.9%, 46.0% 급감했다. 반면 화장품과 음식료 등 내수주(필수소비재)는 영업이익이 39.1% 늘어나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대표적 내수업종인 금융업종 영업이익이 7.4%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현대중공업(조선) S-Oil(정유) OCI(화학) 등 11개사가 작년에 비해 적자로 돌아섰고,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사를 위주로 13개사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표적 수출주인 정유·화학·조선의 부진은 3분기에도 이어졌다. 2분기 1조1037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냈던 현대중공업그룹은 3분기에도 2조5409억원 적자를 기록해 또 한번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실적이 부진했던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일부 계열사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쳤지만, 그룹 전체로는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52% 감소하며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그룹 맏형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문 성장 둔화로 지난해 3분기 10조163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무려 60%의 감소율을 보이며 4조원대(4조605억원)로 주저앉은 데 이어, 다른 전자 계열사 실적도 일제히 추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테크윈과 삼성SDI는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68.8%, 48.94% 밑돌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제조 설비인 고속 칩마운터를 공급하는 삼성테크윈은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81.7% 급감한 51억7200만원을 기록했고, 삼성SDI 역시 삼성전자 신모델 출시 지연에 이익이 12.8% 줄었다.
반면 지난해 실적 부진과 정부당국의 조사로 몸살을 앓았던 CJ그룹 표정은 밝아졌다.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배 넘게(116%)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내수 활성화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실적 개선이 눈부셨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실적 발목을 잡았던 바이오 부문이 사료용 아미노산(라이신) 가격 상승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3.28%나 늘었다.
그룹별로는 삼성 외에 GS(-47%), 효성(-17%), 롯데(-13.12%), 현대차(-9%), 두산(-8.9%), SK(-6.37%) 등이 영업이익이 줄었다. 반면 CJ를 포함한 금호아시아나(105%), 아모레퍼시픽(67%), 포스코(47%), LG(17.39%) 등이 이익 개선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주 실적이 4분기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내수주 위주 투자 전략을 유지하고, 수출주 투자에는 조심하라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기전자(IT) 중심의 수출주 이익 감소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익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일러도 내년 2분기는 돼야 한다”면서 3분기 실적이 바닥이라고 믿고 섣불리 수출주에 투자하기보다는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된 은행, 증권 등 금융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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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192개사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총 18조3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조2625억원에 비해 30.1%나 감소했다.
실적 하향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신뢰는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실적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기대치가 워낙 낮았는데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분기 업종 간 실적 희비를 가른 결정적 요소는 환율이었다. 원화값 강세로 인한 수출주 부진과 내수주 호조라는 ‘엇갈린 명암이 숫자로도 입증됐다.
중공업을 포함한 산업재는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고, 정유·화학 등 에너지 업종과 전기전자(IT) 업종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98.9%, 46.0% 급감했다. 반면 화장품과 음식료 등 내수주(필수소비재)는 영업이익이 39.1% 늘어나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대표적 내수업종인 금융업종 영업이익이 7.4%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현대중공업(조선) S-Oil(정유) OCI(화학) 등 11개사가 작년에 비해 적자로 돌아섰고,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사를 위주로 13개사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표적 수출주인 정유·화학·조선의 부진은 3분기에도 이어졌다. 2분기 1조1037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냈던 현대중공업그룹은 3분기에도 2조5409억원 적자를 기록해 또 한번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실적이 부진했던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일부 계열사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쳤지만, 그룹 전체로는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52% 감소하며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그룹 맏형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문 성장 둔화로 지난해 3분기 10조163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무려 60%의 감소율을 보이며 4조원대(4조605억원)로 주저앉은 데 이어, 다른 전자 계열사 실적도 일제히 추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테크윈과 삼성SDI는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68.8%, 48.94% 밑돌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제조 설비인 고속 칩마운터를 공급하는 삼성테크윈은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81.7% 급감한 51억7200만원을 기록했고, 삼성SDI 역시 삼성전자 신모델 출시 지연에 이익이 12.8% 줄었다.
반면 지난해 실적 부진과 정부당국의 조사로 몸살을 앓았던 CJ그룹 표정은 밝아졌다.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배 넘게(116%)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내수 활성화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실적 개선이 눈부셨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실적 발목을 잡았던 바이오 부문이 사료용 아미노산(라이신) 가격 상승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3.28%나 늘었다.
그룹별로는 삼성 외에 GS(-47%), 효성(-17%), 롯데(-13.12%), 현대차(-9%), 두산(-8.9%), SK(-6.37%) 등이 영업이익이 줄었다. 반면 CJ를 포함한 금호아시아나(105%), 아모레퍼시픽(67%), 포스코(47%), LG(17.39%) 등이 이익 개선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주 실적이 4분기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내수주 위주 투자 전략을 유지하고, 수출주 투자에는 조심하라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기전자(IT) 중심의 수출주 이익 감소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익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일러도 내년 2분기는 돼야 한다”면서 3분기 실적이 바닥이라고 믿고 섣불리 수출주에 투자하기보다는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된 은행, 증권 등 금융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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