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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배우 김준 “‘끝없는 사랑’, 터닝포인트 아닌 이제 ‘시작’”
입력 2014-11-13 11:25 
사진 제공=창컴퍼니 / 디자인=이주영
[MBN스타 유지혜 기자] 배우 김준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호쾌남 송우빈의 이미지다.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발차기를 하는, 유서 깊은 부잣집의 도련님일 것만 같던 김준은 말끝마다 이제 시작이에요”라는 말을 달고 사는 천상 ‘일개미 스타일이었다.

김준은 의외로 저는 재미없는 스타일”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걱정했다. 확실히 그는 발랄할 것만 같은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차분한 목소리와 깊은 생각이 묻어나는 대답이 그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차분함 속의 위트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었다. 그런 김준은 얼마 전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것이 아직은 얼떨떨한 듯 보였다.

‘끝없는 사랑처럼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이었어요. 이 드라마를 굉장히 하고 싶었으면서도 두렵기도 했거든요. 워낙 함께 출연했던 분들도 대단하신 분들이었고. 저는 경험도 많지 않은 데다 군대 다녀온 후 첫 작품이니, ‘가서 적응 못 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컸죠. 그래서 처음부터 잘 하겠다는 마음보다 ‘방해만 안 되도록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실제로 ‘끝없는 사랑의 이현직 PD는 김준의 캐스팅을 두고 ‘의외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이 PD의 어떤 확신으로 하여금 김준의 ‘끝없는 사랑의 합류가 결정됐을 터. 김준 또한 감독님도 처음엔 불안하셨을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감독님도 처음에는 불안하셨던 것 같아요. 다른 배우들은 정말 연륜 있는 배우 분들이시고, 내용도 무거운 시대극이었거든요. 감독님께서 제작발표회에서 ‘(저의 캐스팅을 두고) 의외였다고 말하신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태경이라는 캐릭터는 처음에는 노래하는 장면도 있고, 부잣집 아들의 이미지도 있으니까 이런 부분에서는 잘 맞는다고 판단하신 것 같아요. 물론, ‘이 녀석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하셨을 테지만요.(웃음)”

기존 배우들에도 거의 50부작이나 되는 드라마는 부담스러울 만하건만, 김준은 군대 후 첫 복귀작으로 ‘끝없는 사랑에 합류했고, 이를 무사히 잘 끝마쳤다. 이유에 대해 그는 촬영장에서 함께한 정동환, 차인표, 정웅인, 전소민 등 모든 배우를 일일이 나열하며 선배님들의 배려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김준은 드라마에서 모자지간으로 나오는 배우 심혜진에 잘 때려주셔서 감사했다”는 독특한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심혜진 선배님은 극중에서 정말 독한 역할이잖아요. 그런데 촬영장에서는 워낙 농담도 많이 하시고, 장난꾸러기세요. 제 따귀를 때리는 신에서는 정말 미안해하시더라고요. 물론, 촬영 시작하면 가차 없이 때리시긴 했지만.(웃음) 때리는 것도 요령이 있으신 건지, 빗겨 맞거나 하면 제가 당황해서 NG를 낼 수 있었는데 심혜진 선배님이 제대로 때려 주셔서 한 방에 오케이를 받았어요. 오히려 저는 괜찮았는데, 주변 사람들이 ‘너 괜찮냐. 많이 아파보였다고 걱정해주시더라고요. 그 때 ‘프로는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김준은 ‘끝없는 사랑을 가리켜 터닝포인트가 아닌, 이제 그냥 시작”이라고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끝없는 사랑은 그야말로 ‘완벽한 시작이었다. 그런 만큼 김준에 ‘끝없는 사랑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끝없는 사랑은 제게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기회의 작품이었어요. 사실 연기는 제가 꾸준히 하면서 배워가고 쌓아가는 거잖아요. 그런데 작품 속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끝없는 사랑 촬영장 식구들은 정말 끈끈했고, 촬영 분위기도 좋았어요. 그런 점들이 제겐 큰 행운이었죠.”

사진 제공= 창컴퍼니
행운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김준은 일본에서 개봉하는 ‘루팡 3세라는 영화에 출연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심지어, 그가 맡은 역할은 초반에 죽음을 맞이할 예정이었으나 계속 분량이 늘어나 결국 끝까지 살아남으며 주인공을 보좌하는 역할이 됐단다. 이로써, 복귀 후 첫 드라마와 영화 모두에 비중 있는 조연을 맡은 셈.

영화 ‘루팡 3세의 출연은 정말 우연한 기회였어요. 짧은 미팅으로 캐스팅 됐거든요.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그 때에는 진짜 정말 막막하고, 뭘 해야 할지 몰랐던 때였는데 마침 기회가 주어진 거에요. 게다가 알고 보니 영화의 원작이 일본에서는 국민적인 애니메이션이었고, 영화를 찍는 것 자체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태였어요. 과분한 기회였죠.”

하지만 영화 ‘루팡 3세는 기본적으로 일본 영화고, 오구리 ??, 아야노 고 등의 일본 배우들과 더불어 태국, 홍콩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언어와 같은 문제는 없었냐는 물음에 김준은 영어와 일어가 반반씩 섞인 대화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며 당시의 고충을 전했다. 연기마저도 외국어로 해야 하니 피나는 노력은 당연했다”고.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찍은 이후, 일본에서 갈 일이 많아져서 짧은 회화는 일본어로 가능한 상태였지만, 영화 대사를 일본어를 하는 건 정말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대사가 녹음된 파일을 받아서 그걸 음악 듣듯이 매일 들었어요. 그런데 그 녹음 파일은 연기 톤과는 많이 달랐어요. 그래서 영화에 함께 출연하는 오구리 ??과 같은 배우들과 친해지면서 대사 녹음을 부탁했고, 그걸 들으며 정말 연습을 많이 했죠.”

김준은 공백기 동안 활동에 목이 말랐던 듯 서둘러 영화를 찍고, 곧바로 마라톤과 같은 드라마에 합류했다. 이에 드라마 ‘강력반을 끝내고 갑작스레 군대를 가고 공백기를 가진 이유가 궁금해졌다. 김준은 이에 드라마 ‘강력반을 하면서 연기에 욕심을 가지게 된 차에 군대를 가게 돼 아쉽긴 했다”고 솔직하게 답을 하면서도 미룰 수 없었기 때문에 빨리 군복무를 마치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창컴퍼니
부끄러운 얘기지만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할 때에는 연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어요. 너무 준비 없이 시작한 감이 있었죠. 그걸 지나고 나니 정말 후회가 많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강력반을 하면서 비로소 모르던 것들이 보이고, 공부해야할 것들이 생기고 하니까 재밌는 거에요. 때마침 파트너 역할을 했던 성지루 선배님이 정말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선배님께서 다행히 이것저것 묻는 저를 귀찮아하지 않고, 가르쳐주시는 걸 좋아하셨어요. 그런 걸 겪으면서 ‘와, 이거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고, 재미를 찾으니 ‘잘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연기에 욕심이 생겼다는 김준에게 그렇다면 ‘꽃보다 남자의 의미는 뭘까. 김준은 곰곰이 생각하다 세대 차이를 느끼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대답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꽃보다 남자 얘기를 할 때면 ‘언제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냐는 생각만 든단다.

가끔 어떤 분들이 제게 ‘꽃보다 남자 보면서 자랐다고 말하는데, 그걸 들으면 정말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걸 문득 깨닫곤 해요. 느낌이 이상해요.(웃음) ‘난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 않은데 이런 생각을 혼자 하죠. 나이든 것이 그런 데에서 오기도 하고. 그 때 연기를 보면 정말 부끄러워요. 장면을 찍을 때에도 ‘오글거렸는데 하물며 지금은 어떻겠어요. 그런데 재방송을 그렇게 하더라고요.(웃음)”

김준은 이제 절대 쉬지 않을 것이라 다짐한다. 무슨 작품이든 해낼 준비가 돼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는 것이 단단히 각오한 모양이다. 그런 김준에게 자신만의 무기가 어떤 것인지 물었다. 그는 ‘인복이라는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단어 하나에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는 겸손함이 들어있어 참 ‘김준스러운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겸손함이 바로 그가 보여줄 ‘김준표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였다.

저는 작품 때마다 항상 사람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인복이 많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모든 현장에서 재밌게 했었거든요. ‘꽃보다 남자도 그랬고, ‘강력반 때도 그랬고, ‘천하무적 야구단도 정말 우애 깊었고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웠어요. 어떤 역할이든, 무슨 작품이든 주어지기만 하면 정말 열심히 할 거에요. 분명 그 안에서도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게 분명하니까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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