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달러당 원화값 덩달아 출렁 14개월만에 場中 1100원 ‘뚝’
입력 2014-11-12 17:41 
달러당 원화값이 장중 1100원 선까지 하락했다. 1년2개월 만에 1100원대를 찍은 셈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장중 110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가 전날보다 4.4원 떨어진 1096원에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9월 2일 종가 기준 1100.5원을 기록한 후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원화값 하락은 일본 소비세 인상 연기 이슈로 장중 달러당 엔화값이 115엔대 후반까지 떨어진 게 원인이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 공약에 따라 17년 만에 두 차례에 걸쳐 소비세를 인상할 예정이다. 그런데 지난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1차로 올리면서 소비지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경기가 얼어붙는 경험을 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2차 인상(8%→10%)에 앞서 조기 총선을 강행하는 안을 고심 중이다.

이주흠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연말 의회 해산 후 내년 초 조기 총선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세 인상 이슈를 후년 총선 때까지 끌고 가는 것보다 자민당 승리가 확실한 지금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게 낫다는 게 아베 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4년 총리 임기가 보장된 상태에서 소비세 인상을 다루겠다는 것이다. 다만 조기 총선 승리 후 소비세 인상 연기를 할지 안 할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소비세 인상 연기로 일본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화 약세가 초래됐다.
소비세 인상을 보류하게 되면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이는 결국 국가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이다. 즉, 일본 국채에 투자한 외국인의 국채 매도 가능성을 높이게 되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지는 연결 고리를 갖는다.
엔화값이 하락하면 원화값은 엔화 대비 상승하게 되지만 외환당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원화값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국이 원·달러 시장에서 엔화 대비 원화값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최근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엔화·원화가 동조화해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엔저가 우리 기업의 수출 부진 등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올라가선 안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며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만큼 원화도 약세가 되는 게 정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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