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투자자 하반기 한국서 발 빼
입력 2014-11-12 17:40  | 수정 2014-11-13 09:24
올해 아시아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을 보면 한국 증시가 얼마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지 확연하다.
지난 7일 기준 인도 증시에 몰린 외국인 투자금액은 149억1300만달러인 데 반해 한국은 59억4000만달러에 불과하다. 대만(127억6900만달러)만 해도 한국보다 2배 이상 많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MSCI ex-Korea지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1990년대 중반 일본 증시가 침체를 거듭하자 일본 투자 비중을 줄이고 다른 아시아 국가에 투자하라며 ‘MSCI Asia ex-Japan지수를 만들었다. 한국이 지금 똑같은 모양새라는 것이다. 최근 3~4년간 한국 증시에 실망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 당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증시는 사실 신흥국 중 우수한 국가 재정건전성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이유는 주주친화적이지 않은 한국 증시의 투자환경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기업들의 배당정책이 한국 증시 활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지난해 기준 코스피의 배당성향은 14%로 미국의 33%, 유로존의 48%, 일본과 대만의 27%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한국 기업들이 배당액 증대를 꺼린 결과 현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져 글로벌 기관들의 주요 투자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도 과제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한국전력 용지를 10조원 넘는 금액에 매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투자 의사결정이 총수 개인에 의해 좌우되는 지배구조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현대차그룹의 한전 용지 매수 결정이 공시된 후부터 외국인 자금 이탈이 본격화한 것도 우연이 아닌 셈이다.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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