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수형ELS 편식 경고
입력 2014-11-12 17:37  | 수정 2014-11-12 19:45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 공포 속에 지수형 ELS 발행 비중이 전체 ELS의 95%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다만 최근 발행되고 있는 지수형 ELS 대다수가 ‘홍콩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톡스50(EURO STOXX50) 등 2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정 지수가 대내외 악재가 겹쳐 40% 이상 급락하면 투자자 원금 손실이 속출할 수 있고, ELS 대량 매물이 쏟아지면서 손실 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지수형 ELS 발행액 6조5693억원 가운데 HSCEI 또는 유로스톡스50이 기초자산으로 들어간 지수형 ELS는 5조189억원으로 7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형 ELS 4개 가운데 3개꼴로 두 개 지수가 포함된 상품이란 얘기다.
지난달 발행 물량 가운데 HSCEI가 포함된 지수형 ELS는 4조5246억원으로 전체의 68.8%, 유로스톡스50이 포함된 지수형 ELS는 3조8218억원으로 58.1%를 각각 차지했다.
지수형 ELS는 보통 지수 2개 내지 3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다. 기초자산 가운데 등락률이 더 낮은 지수를 기준으로 가입 시점 대비 50~60% 수준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미리 약속된 수익률 연 6~10%를 지급하지만 그 밑으로 내려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지수형 ELS의 기초자산 쏠림 현상이 향후 국내 ELS 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그림자금융 또는 회계부실 문제가 터져 HSCEI가 40% 이상 폭락한다고 가정하면 이 지수를 기초로 발행된 20조~30조원 규모 ELS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든 ELS가 보유했던 지수선물을 처분할 때 시장은 수급적인 요인으로 추가 하락하며 손실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지수형 ELS에 활용되는 해외 지수가 7개에 불과하고 특히 2개 지수에 집중된 것은 구조적인 시스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대목”이라며 ELS 발행 증권사들이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해외 지수를 보다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4일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가 처음으로 원금 손실 구간(녹인·Knock-In)에 접어드는 등 종목형 ELS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신규 발행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지난 7월까지 전체 ELS 가운데 발행 비중이 2~3% 수준이었던 종목형 ELS는 8월 1.6%(1020억원)로 줄었고 10월에는 0.7%(501억원)를 기록하며 1% 미만으로 내려갔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11일까지 전체 ELS 발행액 2조2761억원 가운데 종목형 발행액은 137억원으로 0.6%에 불과하다. 반면 이달 지수형 ELS 발행액은 2조1606억원으로 94.9%를 차지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12월 퇴직연금 자금의 ‘롤오버(만기 연장)로 지수형 ELS 발행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