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취포생·경단녀의 슬픔…잠재구직자 포함 `체감 실업률` 10%
입력 2014-11-12 14:17 

#. 취업준비생 김영선(가명·28) 씨는 여전히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다. 이미 올해 초 10여 곳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했던 터. 김 씨는 서류전형부터 통과를 하기 위해 희망하는 업종인 금융분야의 자격증부터 다시 준비하기 시작했다. 취업을 여전히 희망하고 있지만 김 씨는 통계상으로 '구직단념자'에 포함돼 실업률 계산에서 빠진다.
#. 최근 한 마트에 시간제 근로자로 취업한 박지연(가명·39) 씨는 한 때 이름만 대면 알만한 식품회사의 사원이었다. 첫째 아이 출산 때까지만 해도 복직을 생각했지만, 둘째가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렇게 일을 쉰 지 3년 여. 박 씨는 다시 일자리를 찾았지만 받아주는 곳은 없었고, 결국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 더 좋은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지만, 실업률 통계에서는 취업자로 잡힌다.
취업준비생과 경력단절녀 등 기존 실업률 통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잠재구직자들을 포함한 '체감 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실업률 통계에서 빠졌던 구직단념자를 잠재적 경제활동인구에 포함하고, 시간제 근로를 하면서 정식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을 실업상태로 계산한 결과다.
12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통계청은 '10월 고용동향'에에서 잠재구직자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변경한 실질적 체감실업률인 '고용보조지표'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는 기존 실업률에는 반영되지 않던 '일하기 희망하는 노동력'에 대한 지표로 10월 체감 실업률은 10.1%에 달했다.

기존 실업률에서 실업자의 정의는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며 즉시 일할 수 있지만 1주일간 일을 하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고용보조지표에서는 취업준비생·취업포기생· 경력단절녀 등 잠재적 경제활동인구를 모두 합산해 계산한다. 정식 명칭은 고용보조지표지만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실업률임을 감안하면 '체감 실업률'이라는 표현이 보다 쉽게 와닿는다.
체감 실업률은 지난 5월 10.3%, 6월 10.4%, 7월 10.7%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지만, 8월 10.6%, 9월 10.4%로 완만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공식적인 실업률은 3.2%로 전년대비 0.4%포인트가 상승했다.
이처럼 공식 실업률 통계와 체감 실업률이 격차를 보이는 것은 잠재구직자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비경제활동인구로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되는 '구직단념자' 수는 10월 429만명으로 9개월새 20만명 가량이 증가했다.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면서도 추가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잠재구직자의 범위에 포함되는데, 이들 역시 25만4000명에 달한다.
염철민 기재부 사무관은 "진학, 스펙쌓기, 취업준비 등으로 청년 층의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잠재적 경제활동인구도 늘고 있다”며 "과도한 출산과 육아부담에 따른 여성 경력단절이 심각하고, 시간제 일자리 또한 늘어나고는 있으나 열악한 처우에 따른 불만족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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