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식물인간 이등병, 19개월만에 깨어나 구타한 선임들 이름·상황 구체적 진술
입력 2014-11-11 15:39  | 수정 2014-11-11 20:44


'식물인간 이등병'

1년 7개월 만에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난 육군 사병이 군내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소방공무원이 꿈이었던 구씨는 지난 2012년 2월 자대배치 후 19일 만에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습니다.

당시 구씨 가족들은 뒤통수에서 발견된 상처 흔적을 군 헌병대에 제시하며 구타 의혹을 제기했지만, 군은 '뇌동정맥 기형에 의한 뇌출혈'이라고 설명했고, 외상 여부에 대해선 어떠한 언급도 없었습니다.

구 씨는 식물인간 상태로 지낸 지 1년 7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의식을 찾았습니다.


올해 9월에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를 회복했고, 구 씨는 당시의 상황을 증언하며 "선임병 7명이 자신을 생활관에서 약 300m 떨어진 창고 뒤쪽 으슥한 곳으로 불러내 각목으로 머리를 때렸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가해자들의 이름을 폭로하며 구타 장소나 목적,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구 씨의 가족은 "군이 구타 사건을 은폐하고 사고로 처리했다"고 주장하며 형사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반면 군 당국은 "당시 구타와 가혹행위 여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실시됐다"고 해명하며 구 씨가 당시 군 내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가족 측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한편 11일 육군은 정례 브리핑을 열고 "구 이병이 의식이 돌아오면서 구 이병과 가족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육군은 정부 유관기관 및 민간 수사기관 등과 공조하고 또한 가족이 원하면 가족을 참여시킨 가운데 재수사를 함으로써 가족들이 주장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히 규명할 예정"이라며 구 씨 사건과 관련해 재수사를 실시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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