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6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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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회사채 투심(투자심리)회복 쉽지 않네'
최근 저금리 기조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으로 기관투자자 자금이 몰리면서 기업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 분위기에 올라타지 못한 채 여전히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대표적이다. 한진그룹 계열사들은 회사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최근 들어 다시 회사채 발행 움직임을 재개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관투자자들 반응은 냉랭한 상태다.
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주)한진은 최근 회사채 발행 전 기관 사전 입찰 형태인 수요예측에서 대거 미달을 기록을 냈다. 오는 7일 9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1개 기관투자자가 20억원을 청약하는 데 그쳤다. 남은 820억원은 주간(인수)를 맞았던 유안타증권과 현대증권 등이 인수했다.
그러나 여전히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들은 한진그룹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한진그룹 대한항공 한진해운 등 핵심 계열회사들 재무안정성이 불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주)한진을 외면한 것은 전반적인 한진그룹 사업 리스크(위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주)한진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핵심에 위치한 회사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정석기업→(주)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등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주)한진에 앞서 한진그룹 핵심 계열회사인 대한항공도 공모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벽이 높았다.
지난 6월 1년 6개월만에 회사채 시장에 돌아와 1000억원 규모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을 시도했지만 기관투자자에게 매각된 채권은 50억원에 그쳤다. 이어 9월에 진행한 원화표시 채권도 기관들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지만 절반 이상이 미매각(기관에게 팔리지 않고 남은 채권)을 기록했다.
(주)한진은 물론 대한항공도 올해 들어 실적은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상반기에는 흑자 전환했고,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기관들이 여전히 한진그룹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는 그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적자에 허덕이는 계열사 한진해운에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진 상태다. 보유 중인 S-Oil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해 3조3000억원 가량을 조달했지만 올해 초 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조달하겠다고 밝힌 자금(5조5000억원)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 전환 작업도 현재 진행형이다. 시장에서는 한진그룹이 한진칼과 (주)한진을 합병해 종속 계열회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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