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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디, 빌리 빈이 애플에 뺏길까 두려워한 인재
입력 2014-11-09 06:01 
파한 자이디 신임 다저스 단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다저스 트위터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의 신임 단장으로 임명된 파한 자이디가 본격적인 단장 업무를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무슬림계 단장인 자이디는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필리핀에서 성장한 그는 미국 내에서 알아주는 대학인 MIT와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대학시절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을 읽고 빌리 빈 단장의 운영 철학에 감명을 받은 그는 오클랜드, 다저스, 토론토 등 메이저리그 구단에 지원서를 내며 스포츠와 인연을 맺었다. 결국 2005년 오클랜드 구단에 입사했다.
입사 과정도 극적이다. 당시 부단장이었던 데이빗 포스트가 면접을 위해 자이디에게 연락을 했는데, 그 당시 자이디는 하버드에서 공부 중이었다. 오클랜드 구단이 물리적인 거리와 이동 비용 때문에 면접을 철회하려고 하자 기회를 잃을 것을 두려워한 그는 ‘집을 알아본다는 거짓말을 하고 오클랜드행 비행기에 올랐다.
빈 단장은 지난 2월 그를 부단장으로 승진시킨 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가진 인터뷰에서 면접을 끝낸 뒤 포스트 부단장에게 ‘이 친구는 인재다라고 말했다. 분석 기술만이 아니라 개성도 대단했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자이디는 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클랜드에 있으면서 많은 일을 해냈다. 쿠바 출신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영입했고, 브랜든 모스를 1루로 옮긴 것도 그의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자이디도 기록에 의존하는 분석가였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면서 스카우트들의 정보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의 시작은 ‘머니볼이었지만, 스카우트들의 의견을 지지했다. 통계보다는 던지고 때리고 달리는 능력(tool)에 대한 평가를 중시했다. 가끔 스카우트들이 지나치게 통계에 집착, 너무 많은 통계 자료를 제시할 때 장난감 사이렌을 울려 ‘도구 경찰(Tools Police)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빈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자이디는 똑똑한 인재다. 질적이며 창조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미시적, 거시적으로 보는 관점이 모두 독특하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 분야에도 재능이 있는 친구다. 그를 다른 구단에 뺏기는 것보다 애플이나 구글에 뺏길까봐 걱정된다”며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걱정대로 자이디는 애플이 아닌 다저스로 이적, 단장으로서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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