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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가 지배한 목동, 단기전은 투수놀음
입력 2014-11-08 06:31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마운드가 지배했던 목동이었다. 단기전은 ‘투수놀음이라는 공식이 한 번 더 성립한 한국시리즈 3차전이었다.
삼성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선발 장원삼의 역투와 박한이의 9회 투런 홈런을 앞세워 3-1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 패배 이후 2,3차전을 내리 승리로 장식한 삼성은 시리즈 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서가게 됐다.
경기 전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투수전이었다. 올 시즌 목동은 투수들의 무덤이었다. 가장 많은 64경기를 치른 넥센은 3할1푼2리의 팀 타율, 5할4푼2리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팀 홈런 199개 중 절반이 넘는 112개를 목동구장에서 쏟아내며 상대 투수들을 초토화시켰다. 목동에서의 팀 OPS(장타율+출루율)는 무려 9할3푼8리다. 단순히 비교하면 정확하게 9할3푼8리의 OPS(리그 12위)를 기록한 박정권(SK)같은 타자들이 라인업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던 셈이다.
삼성이 목동에서 8경기를 치르면서 타율 3할1리 8홈런 45득점의 평범한 성적을 냈지만 원래 타격에 강점을 갖고 있는 팀인데다, 좌완 오재영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난타전이 예상됐다. 오재영은 올해 삼성전에 2경기에 출전해 1패 평균자책점 27.00으로 좋지 않았다. 4이닝 동안 무려 12실점을 했다.
그런데 경기 양상은 정반대였다.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오재영은 10년만의 한국시리즈 등판. 10년 전 상대로 공교롭게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삼성이었다. 당시 현대 유니콘스의 고졸 신인이었던 오재영은 시리즈 전적 1승2무1패로 팽팽히 맞선 5차전 선발로 나섰고, 5⅔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번에도 5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비록 8회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하면서 10년만의 KS 승리는 무산됐지만 깜짝 역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장원삼도 역투를 펼쳤다. 이날 전까지 장원삼은 2010년 한국시리즈서 패전 투수가 된 이후 2011년부터 한국시리즈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이날 전까지 한국시리즈 통산 6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1.87의 눈부신 성적을 기록했다. 3차전서도 장원삼은 6⅓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팀 타선이 침묵하면서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구원투수들도 명품 투수전을 더욱 빛나게 했다. 삼성은 장원삼 이후 등판한 안지만-임창용이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넥센은 오재영 이후 조상우-손승락-한현희 필승조를 모두 투입했는데 8회 손승락이 1실점을 한 이후 9회 한현희가 역전투런을 맞으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종료 후 ‘승장 류중일 감독은 이날 다소 답답했던 타격에 대해 단기전은 그런 것 같다. 경기 감각이 다시 무뎌 졌다기 보다 투수들도 1구 1구 신경을 쓰니까 점수를 잘 내지 못한다”면서 저쪽도 마찬가지다. 서건창, 박병호 선수도 잘 못치고 있다. 거기 걸리면 막히지 않나. 포스트시즌을 여러 번 해봤지만 단기전은 투수력 싸움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1~3차전 승리팀은 상대를 모두 2점 이하로 막았다. 결국 많은 점수를 뽑는 것 이상으로 점수를 적게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두 팀간의 목동에서의 만남이지만 역시 단기전은 ‘투수놀음이라는 공식이 지배하고 있는 한국시리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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