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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주의 배신` 기획사들, 한류 업고 신사업 `눈길`
입력 2014-11-07 11:03  | 수정 2014-11-07 13:45

한류 바람을 타고 '코스닥 기대주'로 손꼽히던 엔터주가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음원·음반, 콘서트, 방송 출연, 광고 등 자사 연예인을 통한 직접적 수익에 한계가 오자 신성장 동력으로 신사업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최근 엔저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 4일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연초(1월 2일 종가 기준) 4만3650원에 비하면 44% 감소한 수치다. 지난 3월만 해도 52주 최고가인 5만3500원을 찍으며 최고가를 경신, '시가총액 1조클럽'에 가입하며 기대감을 높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음날인 5일을 비롯해 이날도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곤 있지만 소녀시대 제시카 탈퇴와 엑소 관련 소송 등 지난 9월부터 이어진 악재에 반등의 기회를 쉽게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LVMH그룹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전월부터 이어진 하락세에 속수무책이다. 전일 종가 3만8600원으로 지난 4일 4000원 넘게 빠진 이후 또다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7월 31일 기록한 52주 최저가(3만5150원)와의 거리도 크게 좁혔다.
지난달 14일 52주 최저가인 3900원을 기록한 JYP도 전일 4030원에 마감해 신저가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엔터 3사의 주가는 전부 반등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최근 이어지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 특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한류가 아이돌 중심에서 다시 콘텐츠 중심으로 돌아선 것도 연예 기획사 출신 엔터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LVMH그룹에서 61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와이지엔터는 제일모직과 '노나곤'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코스메틱브랜드 '문샷'을 열었다. 노나곤의 경우 갤러리아 백화점 웨스트명품관에서 문을 연 이후 3일만에 할당 물량을 완판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와이지엔터는 오는 2017년 1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중국 상하이와 홍콩 등 해외 팝업스토어도 준비하고 있다.
에스엠의 발진도 무섭다. 의류사업을 비롯해, 치맥, 가발 사업까지 진출했던 에스엠은 최근 한류 밴더 업체로 신사업 준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엔터업계에 따르면 '굿즈'를 바탕으로 자사 이미지를 활용한 중국 뷰티케어 시장 진출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콘텐츠를 상품화해 해외 시장에 내놓는 밴더업체로의 모습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 측은 "신사업 진출을 놓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공개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만 아티스트 콘텐츠 활용 사업 부문은 지금까지 에스엠이 잘 해왔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에스엠이 내놓은 모바일 게임 '슈퍼스타 SMTOWN'의 경우 연예기획사의 게임시장 진출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출시 후 한 달동안 50만 명 이상이 내려받은 것은 물론 가입자당매출(ARPU) 역시 타 게임 대비 높게 나왔다.
JYP는 중국 바이두와 음원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계열사를 통해 드라마 제작에 나서는 등 직접적인 콘텐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중국에서 영화 개봉도 앞둬 콘서트와 광고 중심의 매출에 다변화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IR 담당자는 "노래, 공연 등 연예 사업의 생명 주기가 짧아지면서 결국 관련된 신사업을 하거나 콘텐츠 중심의 유통사업으로 진출하는 것은 엔터 업계의 피할 수 없는 바람"이라면서 "다만 투자 의존 비율이 타 산업에 비해 높고 한류나 연예인 이미지, 기획사 이름만을 갖고 무리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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