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슈틸리케호 2기, 진짜 전쟁터는 ‘중앙 수비’
입력 2014-11-05 15:39 
김영권은 10월 A매치 2연전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슈틸리케호 중동 원정 2연전의 화두는 박주영(알 샤밥)이다.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강력한 의지 속에 박주영은 3경기만 뛰고도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매 경기 해트트릭을 하는 등 폭발적인 골 감각을 펼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연쇄 부상에 따른 공격수 기근, 그리고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 명단 선발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라는 배경이 깔려있다.
박주영 외 슈틸리케 감독의 첫 부름을 받은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엘 자이시), 정성룡(수원)에게도 눈길이 쏠린다. 2014 브라질월드컵 주축 선수들이나 슈틸리케호와 인연이 없던 이들이다. 독일 출신 외국인 지도자와 첫 만남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도 관심거리다.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고 있으나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포지션은 중앙 수비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에서 김기희(전부)와 곽태휘(알 힐랄)를, 코스타리카전에서 김주영(서울)과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을 중앙 수비 조합으로 짰다. 그런데 이 조합은 이번 중동 원정에서 재가동이 어렵다. 기존 조합은 깨졌다.
슈틸리케호 1기의 김주영과 김기희, 2명이 2기에서 낙마했다. 두 명은 1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중앙 수비 자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합류하지 못한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경쟁력을 키워온 김주영은 지난달 26일 K리그 클래식 부산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기희는 김주영과 다르다. 최근 K리그 클래식 6경기 연속 무실점을 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면제 혜택으로 오는 24일부터 기초군사훈련을 해야 한다.
훈련 일정 변경은 어렵다. 신청한 지 1년 내 정해진 2번의 훈련 일정을 소화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어렵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일 김기희의 아시안컵 최종 명단 탈락을 암시했다.

자연스레 누군가가 새로 들어가거나 포지션 이동이 있었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첫 발탁된 가운데 장현수(광저우 부리)는 이번에 미드필더가 아닌 수비수로 분류됐다.
새로운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홍정호는 브라질월드컵에서 김영권과 함께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었다. 홍명보 전임 감독 시절 주축 수비수로서 경쟁력은 갖췄다.
장현수는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골키퍼 김승규(울산)과 함께 무실점 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칭찬을 받은 유일한 선수였다. 이번에는 중앙 수비수로 시험대에 오른다.
기존 곽태휘, 김영권로선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 먼저 중앙 수비수로 점검을 받았으나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지 못했다. 또한, 슈틸리케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을 마친뒤 수비에 대한 지적을 했다. 성에 차지 않았다는 것이다.
알 힐랄을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곽태휘는 파라과이전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대로 3골을 내줄 수 있었다. 김영권도 중앙 수비수 중 유일하게 2경기(파라과이전은 종료 직전 교체 출전)를 소화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경쟁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됐다.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점검 무대다. 박주영과 다르지 않다. 누구도 호주행 티켓을 예약하지 않았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대로 누구도 주전 중앙 수비수라고 자신하기 어렵다.
김기희는 빠졌지만 김주영은 내달 부상을 털고 돌아와 경쟁에 뛰어든다. 경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일단 넷이서 먼저 다툰다. 그리고 기선 제압이 필요하다.
[rok1954@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