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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에픽하이 “11년 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좋았던 시기는 지금”
입력 2014-11-05 13:44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MBN스타 남우정 기자] 2년 만에 돌아온 에픽하이의 위력은 대단했다. 음원이 출시되자마자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고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수록곡 모두 줄세우기에 들어갔다.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은 인사치례가 아닌 진심이었다.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기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다. 멤버들 중 예상했던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 같다. 앨범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나오는 것만으로 만족했다는 표현이 딱 맞아 떨어졌다. 새 앨범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미쓰라진(이하 미쓰라)의 슬럼프였다. 갑자기 잠적해 8개월간 연락이 닿지 않았었고 멤버들은 그런 미쓰라를 잡아서 작업실에 앉히는 데만 1년이 걸렸다.

앞으로 내놓아야 하는 음악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전작이 제가 생각했던 기대감과는 다른 반응이라서 받아들이지 못했다. 도망치려고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앨범이 나오고 차트 줄세우기를 하는 걸 보니 슬럼프 극복을 넘어서 좋아지고 있다.(웃음) (미쓰라)

좋게 말하면 슬럼프고 밖에서 보면 게으름이다. 사실 작년에 데뷔 10주년 앨범을 냈어야 했는데 미쓰라가 음악에 집중하지 못했다.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우리 팀은 늘 그랬지만 누군가 한 사람이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언젠가 제가 그랬을 땐 두 사람이 절 업고 뛰었다. 그래서 팀이 있는 것 같고 11년 동안 함께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타블로)

에픽하이는 만남과 이별이 공존하는 곳,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지만 소외받는 공간인 신발장을 앨범 타이틀로 삼았다. 상반되는 의미의 타이틀은 아름답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신발인 토슈즈로 표현했다. 수록곡들도 만남과 이별 이야기, 감성적인 곡부터 19금 판정을 받은 강렬한 곡까지 다양하다.

특히 이번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헤픈엔딩과 ‘스포일러 못지 않게 주목을 받은 곡이 선공개곡 ‘본헤이터다. 빈지노, 버벌진트, B.I 등의 랩퍼들이 합류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강렬하게 뽑아냈다.

각자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 악플을 다는 사람도 있고 앞길을 막는 선배, 권리자, 수단을 가리지 않는 후배들 등 그런 모든 헤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참여한 랩퍼들에게 부탁한 것도 자신의 이야기를 토대로 해달라고 했다. 헤어터들이 한 얘기가 핵심이 아닌 세상이 이렇다는 의미다. 저 조차도 헤이터다.”(타블로)

무엇보다 이번 정규 8집은 팬들은 물론 대중들에게 ‘에픽하이의 본래 색을 찾았다는 평을 얻을만큼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날카로움이 살아있던 데뷔 초와 ‘플라이(Fly),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처럼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전성기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 예상치 못한 혹평을 얻었던 7집과는 달랐기 때문에 더 좋은 평을 얻기도 했다.

7집이 에픽하이의 색을 잃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새로운 색을 얻었다고 봐주면 될 것 같다. 저희 앨범 전체를 보면 7집만 따로 노는 느낌이 있는데 애초에 그런 콘셉트로 시작한 앨범이다. 7집 ‘돈 헤이트 미(DONT HATE ME)와 이번 앨범의 ‘스포일러 ‘헤픈엔딩 모두 같이 만들었는데 이 세 곡 중 ‘돈 헤이트 미가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엔 무대에서 웃으면서 노래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한 곡이다.”(타블로)

상반된 느낌이 공존하고 있는 에픽하이의 음악처럼 이들도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장난기가 넘쳤다. ‘위기라는 단어를 붙일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시기를 겪었고 더 애틋해진 멤버들간의 사이를 고백했지만 이내 슬럼프를 털어놓은 미쓰라가 주목을 받자 타블로와 투컷은 질투를 드러냈다. 미쓰라에게 기혼인 다른 멤버들의 부러운 점을 물었을 때도 본인들에겐 ‘왜 우리에게 미쓰라가 부러울 때는 물어보지 않냐며 장난기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고 감성 짙은 에픽하이의 본 모습을 드디어 다시 마주했다. 그래서 더 반갑다.

활동 하면서 가장 좋았던 시기는 지금이다. 멤버들에게 문자로 ‘지금 이 순간이 다신 안 올 수 있다고 했다. 얼마나 지속될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박수를 쳐줄 때까지 최대한 즐거워하고 감사하고 추억을 만들자고 했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타블로)

예전에 잘 되고 있을땐 그 행복을 깨닫지 못했다. 나이도 어렸고 계속 빡빡한 스케줄로 움직여서 그게 행복이고 즐거움인지 몰랐다. 이번엔 ‘이맛이구나하는 생각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투컷)

일이 많았었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현재 잘 되고 있는 현실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미쓰라)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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