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숨진 울산 입양아…쇠파이프로 맞아

최근 울산에서 숨진 25개월 된 입양아는 쇠파이프로 폭행을 당하다 문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입양아 A양(2) 사망 사건과 관련 양모(養母) 김모 씨(46)를 구속해 조사한 결과 사망 전날 쇠파이프(행거지지대)에 의한 폭행과 상습적인 학대 사실을 밝혀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유아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학대해 사망하게 한 김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달 25일 A양이 전기 콘센트에 쇠젓가락을 꽂는 장난을 한다는 이유로 길이 75㎝, 굵기 3㎝ 정도의 철로 된 행거지지대로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수십차례 폭행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플라스틱 자로 A양을 때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폭행 과정에 A양은 머리를 문과 방바닥에 부딪혀 뇌출혈이 발생했다. A양은 폭행 다음 날 오후 갑자기 의식이 없어지고 호흡이 가빠져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A양이 언니의 학교 행사에서 무대 위에 버릇없이 뛰어다니고 집에서 닭고기를 먹으면서 침을 흘린다는 이유로 손으로 수차례 때렸으며, 매운 고추를 잘라 물에 타서 마시게 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의 이웃들은 "7~8월부터 집에서 애 우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김씨가) A양을 입양한 뒤부터는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1남 1녀를 두고 있는 김씨는 지난해 12월 별거중인 남편의 동의를 얻어 A양을 입양했다. 김씨는 입양을 하기 위해 부동산임대계약서, 재직증명서 등을 위조했으나 입양 기관은 서류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입양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 남편 전모 씨(50)도 양육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아동복지법상 방임)로 불구속 입건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