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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던 수비축구에 처음 된통 당한 서울
입력 2014-11-02 17:15 
서울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전북전에서 0-1로 패했다. 사진(상암)=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흡사 3개월 전을 보는 듯 했다. 지난 8월 23일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종료 직전 결승골이 터지며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엇갈렸다. 또한, 원정팀이 웃었으며 수비를 더 잘 한 팀이 승점 3점을 가져갔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최용수 서울 감독과 지략 대결에서 ‘무승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최강희 감독은 개의치 않다고 했다. 팀이 강해지고 좋아지면 자연스레 징크스는 깨지는 법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서울은 번번이 전북을 괴롭혔고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맞불을 놓았다. 다만 공격이 아닌 수비에서였다.
올해 서울만 못 이긴(2무 1패) 전북은 이날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스리백(3-Back) 카드를 꺼냈다. 최보경을 넣어 김기희, 윌킨슨과 함께 중앙 수비수 3명을 뒀다. 전북이 시즌 공식 경기에서 스리백 수비 전술로 나선 건 처음이었다(지난 10월 4일 성남전에서는 이주용의 퇴장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3-4-3 포메이션이다. 이 전형은 올 시즌 서울이 주로 사용했다. 서울은 김주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지만 차두리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며 변함없이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서울이 가장 잘 하는 걸 전북도 따라 해 맞선 것이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출전 선수 명단을 살핀 최용수 감독은 당혹스러워했다. 최용수 감독은 이번에는 다르게 변화를 줄 것 같 같았다. 1위 팀이 꺼낼 카드가 1,2가지다”라면서 정인환을 생각했는데 최보경이라니..최강희 감독님께서 왜 이러실까”라고 말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시즌 서울전 전적이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해 먼저 최용수 감독을 높이 평가했다. 별명을 잘못 지었다. 독수리가 아니라 여우다”라며 후배 지도자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전북전에서 안 지려고 했다. 우린 이기려고 달려들었다가 말렸다”라며 신중한 경기와 함께 ‘결과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력 우승까지 2승만 남겨놓은 가운데 이기면 더 없이 좋지만 적어도 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지지 않는 축구를 준비했다면서 0-0으로 비길 각오로 서울 원정길에 올랐다고 밝혔다.
경기는 최강희 감독이 예상하고 준비한대로 흘러갔다. 0의 균형이 지속됐다. 전북이 두껍게 쌓은 수비벽에 서울은 애를 먹었다. 전반 45분 동안 슈팅은 두 팀 합쳐 7개에 그쳤다. 파울이 19개로 신경전만 불꽃이 튀었다.

후반 들어서도 경기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5분 김남일과 오스마르가 충돌하며 더욱 불꽃이 튀었지만 공격 작업의 도화선이 되지는 못했다. 서울은 고요한, 박희성, 윤일록 등 교체카드 3장을 쓰면서 이리저리 작업을 했지만 전북이 그러하지 않았다.
후반 38분 김남일을 대신해 레오나르도만 내보냈다. 한교원, 이상협 등은 벤치에 뒀다. 꼭 이기지 않아도 된다는 의지를 엿보였다. 최용수 감독도 최강희 감독의 ‘노림수를 간파했다.
그렇지만 해보기만 했지, 당해보지는 않은 서울과 최용수 감독이었다. 난국을 타개할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전반보다 2개 더 많은 5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답답하기만 하던 서울은 후반 48분 역습 한 방에 당했다. 71일 전 자신들이 전북의 잔칫상을 뒤엎었던 걸 똑같은 방식이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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