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막장 핼러윈데이' 무법지대 된 서울 이태원
입력 2014-11-01 08:40  | 수정 2014-11-01 10:31
【 앵커멘트 】
미국에서 매년 10월 31일이면 열리는 핼러윈데이, 국내에도 하나의 축제로 자리 잡았는데요.
핼러윈데이에 무질서와 추태로 서울 이태원은 밤새 몸살을 앓았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배트맨과 바니걸, 교복과 제복.

공포영화 속 캐릭터를 따라 분장을 한 젊은이들과,

개성을 살린 각양각색의 의상을 입은 사람들로 거리는 발 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핼러윈데이를 맞은 서울 이태원의 밤거리 모습입니다.

▶ 인터뷰 : 알렉산더 / 핼러윈데이 파티 참가자 (미국인)
- "정말 멋져요. 무엇보다 서양 문화인 핼러윈데이를 한국인이 체험하고 외국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무단횡단은 기본, 도로 한가운데서 지나가는 차를 가로막은 채 통화를 하는 외국인도 보입니다.


이미 보행자들이 점령한 차도는 교통지옥을 방불케 합니다.

▶ 인터뷰 : 이종민 / 서울 잠실동
- "다니기가 매우 힘들어요. 진짜 골목골목 다 막히고 좀 별로인 거 같아요."

인도와 길가도 쓰레기 더미가 차지한 지 오래.

온갖 음료수 병과 전단지, 심지어 먹다 남은 햄버거도 눈에 띕니다.

"완전 쓰레기장이지. 이게 동네예요 이게!"

술에 취해 실려가는가 하면 길거리에 나앉아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구급대와 경찰 신고 건수는 평소의 3배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오늘 방금까지 96건인데, 평소의 3~4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파티 참가자들도 무질서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권태연 / 핼러윈데이 파티 참가자
- "도로에 쓰레기가 매우 많아서 유리병 같은 것들도 위험하기도 하고 보기도 안 좋고 냄새도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외국을 넘어 어느덧 국내에도 내외국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자리 잡은 핼러윈데이.

무너진 시민의식과 도를 넘은 추태 탓에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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