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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故신해철 위축소술 진료기록 없다”…부검 결과에 달려
입력 2014-10-31 16:34  | 수정 2014-11-01 08:3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동의하지 않은 위 축소 수술이 있었다."(윤원희 씨) vs "장 협착 수술만 했을 뿐이다."(S병원 측 변호인)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고(故) 신해철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의료사고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진료기록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인데, 왜 이런 분쟁이 벌어지는 지 의아하다.
KCA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31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S병원으로부터 확보한 신해철의 진료기록부에는 위 축소 수술 항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진료 항목 역시 빠져 있는 것들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 씨가 진료기록부를 요청했을 때 병원 측이 상당히 시간을 끌었다. 고인에게 들은 내용과 많이 달라 따지니 그제서야 수기(手記)로 적어넣은 것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S병원 담당자 왈 '원장이 수술 과정 중 임의 판단으로 한 치료 조치는 기록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소속사 측이 파악하고 있는 내용은 얼마나 정확할까.
진료기록부는 윤 씨가 S병원에서 발급받아 아산병원 의료진에게 보여주고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신해철의 매형이 의사 집안이다. 매형의 의사 친구들도 함께 검토하고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쉽게 풀어줬다.
그들에 따르면 앞서 이번 사건과의 인과관계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던 위 밴드 수술은 5~6년 전 받은 게 맞다. 이 수술은 S병원에서 한 것이 아니다. 다만 짚고 넘어갈 점은 병원 이름만 다르다는 사실이다. A원장은 2009년까지 B의원을 운영하다가 2010년부터 S병원을 개업했다. 엄밀히 말하면 S병원에서 두 수술이 모두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병원장은 똑같은 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난 쟁점은 세 가지. ▲ 장협착 수술 외 신해철 본인과 가족의 동의 없는 위축소 수술이 있었는가 ▲ 장협착 수술 자체가 잘못 됐을 가능성 ▲ 수술 후 심한 통증을 호소했음에도 그에 따른 적절한 진단과 처방이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점이다.
이 중에서 위 축소 수술이 가장 큰 쟁점이다. 나머지 두 문제는 개인이 병원을 상대로 의료사고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환자와 의료인의 지식 수준이 다르고, 실제 치료 행위 과정에서 의료인의 재량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 주장의 진위는 결국 부검 결과에 달렸다. 소속사 관계자는 "우리도 고인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보니 정황상 의심이 갈 뿐이다. 현재로서는 S병원 측 주장이 맞을 수도 있고, 유족의 주장이 맞을 수도 있다. 소송이 목적이 아니라 고인의 사인을 정확히 알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내 윤원희 씨는 S병원 측의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를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31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제출했다. 정식 수사가 이뤄지면 시신 부검은 국과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시신은 이날 서울 추모공원에서 화장될 예정이었으나 명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하기로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애초 유족은 그럴 의지가 없었으나 자칫 의문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동료 뮤지션들의 설득이 있었다.
고 신해철은 지난 17일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뒤 통증을 호소하다가 22일 심정지 돼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후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송돼 또 다시 개복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여러 가능성을 놓고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신해철 측은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발인을 하루 앞두고 아내 윤 씨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신해철이 수술을 받은 다음 날 동의한 적도, 사전에 설명을 들은 적도 없는 위 축소 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신해철 측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의료인의 불법 행위(본인 동의 없는 수술)는 민사소송에 해당한다. 이 위법 행위로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렀을 때는 형사 소송(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이다. 또한 의료인의 문서 위조도 형사소송 대상이다. 축소 수술 흔적이 없거나 혹은 시신이 너무 부패돼 확인이 불가능할 경우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다음은 KCA엔터테인먼트 측이 전한 고 신해철의 사망 경위다.
10월 17일 오후 : 신해철 갑작스런 복통 호소, 진료 차 분당 모 병원 내방했으나 대기시간이 길어 가락동 S병원으로 이동해 각종 검사 후 장 협착에 관한 수술 진행.
10월 19일 오후 : 퇴원
10월 20일 새벽 : 수술부위 통증과 미열 발생으로 S병원 방문해 진료 후 퇴원
10월 20일 오후 : 고열로 인해 S병원 방문해 진료 후 퇴원(복막염은 아니라는 진단)
10월 22일 새벽 : 복부 및 흉부 통증으로 S병원 입원
10월 22일 오후 : S병원에서 갑작스런 심정지 발생, 심폐소생술 실시하며 서울아산병원으로 후송. 아산병원에서 복강 내 장 수술 및 심막 수술 시행
10월 27일 :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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