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마사회 "화상경마장 주민 반대, 기우로 밝혀져"
입력 2014-10-31 13:28  | 수정 2014-10-31 13:37

한국마사회가 용산 화상경마장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기우로 드러났다며 연내 정식 개장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주민 대상 설문 조사 결과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은 높지만, 실제 상황을 관찰 조사한 결과 객관적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는 게 마사회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개장 강행 시 강력 투쟁 할 의지를 밝혔다. 마사회가 주도한 평가 결과인데다 조사 방식상 문제도 많아 객관성·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31일 용산 화상경마장 시범운영 평가위원회는 '용산 화상경마장 시범운영 평가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6~9월 석달 간 총 18개 층 중 3개 층을 시범운영한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찰조사 결과 지표는 4.1점으로 나와 긍정적인 요인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마장이 열린 날과 아닌 날의 범죄·교통사고 발생 여부나 통학안전, 교통혼잡 등 유해성이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파악해 등급별로 1~9점을 매겼다. 점수가 5점보다 높으면 유해성이 크고, 낮으면 유해성이 적다는 의미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경마장 인근 800m이내 거주 주민 315명 중 72.7%, 학부모 159명 중 84.9%, 성심여중·고 재학생 172명 중 84.8%가 부정적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전체 주민 설문 결과 자녀 교육상 좋지 않다는 의견이 41.9%로 가장 많았고, 시범운영 이후 취객소란(21%), 외지인 증가(16%), 길거리 흡연(9.9%) 등 실제 환경이 부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인식도 25.7%나 됐다.
마사회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주민들과 대화를 진행하며 연내 단계적으로 경마장을 정식 개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범죄발생이나 쓰레기투기, 학생위협 등 17개 평가항목 중 14개 항목에서 경마 개장일이 더 긍정적 요소가 더 많았다”며 "실체가 없는 예단적 우려사항으로 반대운동을 한 단체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번 시범운영 결과를 평가한 위원회가 사실상 마사회에 의해 운영됐으며 조사 결과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평가 위원회도 보고서에 한계를 스스로 밝혔다. 관찰조사에서 경마일(주말)과 대조군인 비경마일(평일)간 교통량이나 유동인구 등이 차이가 컸고, 설문을 거부하는 주민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임시 운영 결과만을 조사한 것이라 객관성 확보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방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 공동대표는 "어쨌든 말로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사회장 참석 조건으로 대화 요청에 응했지만 지금 같이 주민 의사를 계속 무시할 거라면 무슨 해법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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