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등락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소비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대체로 상승세를 보여줘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내년에도 이같은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지금이라도 투자에 뛰어드는 게 좋다는 조언이 많다.
하지만 투자에 앞서 중국 내수시장에서 실제 선전하고 있는 기업인지, 중국인의 한국방문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해당 기업의 실적 확인 역시 필수다. 또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종목들이 많은 만큼 주가 조정 경계령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소비주로는 화장품, 식음료, 섬유의복, 호텔레져, 가전 분야에 포진돼 있는 종목들이 꼽힌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오리온, 빙그레, 베이직하우스, 로만손, 쿠쿠전자, 리홈쿠첸, 락액란 등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지난해 말 100만원대에 머물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 23일 장중 265만4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10개월여만에 165% 이상 올랐다. 중국인들 사이 'K뷰티 열풍'이 불며 중국 매출이 해마다 30~40%씩 뛰는 등 중국 사업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전기밥솥으로 유명한 리홈쿠첸의 경우 중국에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매출이 자연스럽게 올라갔고, 주가 역시 뛰었다. 올 초 6100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던 리홈쿠첸 주가는 최근 1만1550원까지 88% 상승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세계 시장 구조를 고려했을 때 기업들의 바람직한 전략"이라며 "따라서 중국 내수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상승 동력이 큰 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실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종목들과 달리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일수록 실적 확인은 필수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중국 소비주로 편승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최근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린 호텔신라나 파라다이스가 한 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호텔레저 분야의 종목들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소비주로 기대를 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수 뿐 아니라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 기업 실적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실적 확인을 반드시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년 초 중국인 관광객 증가 기대감이 한풀 꺾일 경우 일부 음식료나 의류 종목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특히 최근 중추절, 국경절 등을 거치며 단기적 이슈에 영향을 받아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은 솎아내야한다"며 "일회성 이벤트와 상관없이 중국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채널 장악력, 라인업 등이 잘 갖춰진 종목이 앞으로 중국 소비주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실적이 뒷받침 된 기업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고평가된 종목이거나 최근 과도한 주가 상승폭을 보인 종목이라면 주가의 조정장세를 고려해야 한다. 하락장세 속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12월경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성장주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비록 기업 성장이 안정적이더라도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다면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중국 소비주에 투자를 할 때 고려해야할 기준으로 ▲내구연한이 짧은 소비재 ▲매스티지(비교적 값이 저렴하면서도 감성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고급품 브랜드를 일컫는 말) 브랜드▲한류스타 활용마케팅 등을 제안한다.
LIG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중국 소비환경은 이제 사치품 분야보다는 매스티지 분야이기 때문에 중국인들에 대한 타겟팅을 변경해야한다"며 "소비자의 감성적 영역을 자극해 품질과 가격 이상의 만족을 주는 제품 즉 매스티지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한류 스타를 활용, 마케팅을 펼치는 국내 기업과 제품에 대해 주목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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