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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축구전쟁은 ‘위’가 아닌 ‘아래’다
입력 2014-10-31 06:01 
최하위 상주는 기적을 연출할까. 희망은 있다. 남은 5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 사진=상주 상무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이 상,하위 그룹으로 나눠 스플릿 라운드를 치른다. 관심은 그룹A(상위 스플릿)에 쏠린다.
‘1강 전북의 조기 우승 여부가 걸렸으니 응당 당연하다. 게다가 우승 경쟁보다 더 치열한 2,3위 싸움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라는 실질적인 ‘전리품에 목을 매고 있다.
지난 2시즌도 그랬다. 그룹B(하위 스플릿)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시즌 막바지 강등팀이 확정될 때 즈음이었다. 그렇지만 진짜 축구전쟁은 위가 아닌 아래다. 그리고 더 피가 터진다. 매 경기가 승점 6점짜리의 단두대 매치다.
올 시즌 강등권은 혼전 양상이다. 지난 8월 말부터 최하위가 매번 바뀌었다.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8위 인천도 강등 위협에서 예외는 아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 경남과 승점 6점차에 불과하다. 패하면 ‘회복 불능이다. 2,3번 잇달아 지다가 ‘게임오버가 될 수 있다.
단순히 강등권의 승점차가 좁은 것도 아니다. 예년에는 동네북이 여럿 팀 있었다. 못난 팀의 도토리 키 재기였다. 그렇지만 올해는 아니다. 정규라운드 막바지 죽기 살기로 덤비는 하위권 팀에 상위권 팀이 여러 차례 발목을 잡혔다.
언제든지 승점 3점을 딸 능력과 전력이 된다는 것이다. 정규라운드 최하위의 승점만 비교해도 잘 알 수 있다. 상주의 경기당 평균 승점은 0.88점이다. 2012년 강원의 0.83점과 2013년 대전의 0.53점보다 많다. 승점 자판기 신세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과거 스플릿 라운드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잔류에 성공했던 한 감독은 올해처럼 죽을 맛은 처음이라고 했다. ‘경험이 있지만 올해 같이 박 터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솔직히 예년에는 한숨 돌릴 만한 팀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고 결승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그 동안 스플릿 라운드는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졌다. 2012년 14경기, 2013년 12경기를 치렀다. 1,2경기를 망쳐도 상처가 크지 않았다. 다음 경기부터 잘 하고 이기면 됐다. 그러나 올해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한 번씩만 상대한다. ‘설욕과 ‘만회의 기회 따윈 없다. 그 팀과의 한판이 곧 끝장승부다.

이제 그 막이 오를 시기다. 그룹B의 대진 일정도 흥미진진하다. 전남-성남(광양), 인천-경남(인천), 상주-부산(상주)이 이번 주말 열린다.
성남, 인천, 부산이 승리할 경우, 강등권은 다소 맥이 빠질 수 있다. 최하위 상주는 10위 팀과 승점차가 5점으로 벌어진다. 남은 4경기에서 이 간극을 뒤집기가 쉽지 않다. 11위 경남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전남이 그룹B의 1강으로 성남을 꺾고 경남과 상주가 이긴다면, 대혼전이 펼쳐진다. 최하위가 또 바뀌면서 순위가 요동친다. 인천은 자동 강등까지 걱정할 수 있다.
그만큼 경기 결과에 따라 그룹B 팀들의 운명이 뒤바뀐다. 딱 5번이다. 재미난 구경거리는 날마다 오지 않는다. 이번에는 그 ‘인생극장의 상영일수가 더 짧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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