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證 사장 선임 또 미룬 이유는

석 달째 최고경영자(CEO) 자리가 공석인 KDB대우증권 후임 사장 선임이 또 한 차례 연기됐다.
대우증권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사장 후보자를 내정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이사회 안건에서 사장 선임안을 제외하면서 인선 절차를 연기했다. 11월 14일로 잡혔던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총도 12월 12일로 한 달가량 늦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말 김기범 전 사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출범한 구동현 산은금융지주 부사장 대행체제가 넉 달 이상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7월 31일 대우증권은 9월 15일까지 사장 후보자를 정하고 9월 30일 임시 주총을 열어 공식 선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때 대우증권 출신 외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내정설까지 돌았지만 외부 인사끼리 내분을 벌인 KB 사태가 불거져 분위기가 급변했다. 대우증권은 9월 11일에 수정공시를 통해 10월 말까지 후보자를 정하고 11월 14일 임시 주총을 열어 확정하겠다고 일정을 미뤘었다.
이후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영창 전 부사장, 홍성국 부사장, 황준호 부사장 등 대우증권 공채 출신 3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인선 지연 배경을 놓고 이사회를 앞두고 일부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대주주(지분율 43%)인 산은금융지주가 검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아직 사장 후보자를 낙점하지 못해 산은이 일정을 연기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사상 첫 공채 출신 사장이 될 3명의 후보군은 모두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최근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이영창 전 부사장은 다양한 부서를 거쳤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 경영자문역으로 현직에서 물러나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황준호 부사장은 한동안 대우증권을 떠났던 이력이, 홍성국 부사장은 리서치에 치중된 경력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조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