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동일업종내 실적 차별화도 심하네
입력 2014-10-30 17:14 
'각자도생(各自圖生)'.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로 문을 연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20여 일 지났다. 업종 대표주들이 발표한 실적 면면을 뜯어보면 같은 업종 내에서도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3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 실적을 발표한 회사 가운데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있는 55개사 중 31개사의 영업이익이 추정치보다 낮았다. 특히 36%에 해당하는 20개사는 실제 발표치가 추정치보다 10% 이상 낮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GS건설, SK이노베이션, 현대로템, LG하우시스, 제일기획 등은 발표치와 추정치가 40~50% 이상 차이날 정도였다. 상당수 시가총액 상위권 상장사들이 실적 발표를 마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3분기 상장사 전체 실적이 썩 좋지 않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두드러진 특징은 같은 업종 내 종목별로 실적 차별화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1% 떨어진 반면 LG전자는 무려 111.8%나 급증했다. 증권사 추정치와 비교해 보면 삼성전자는 18.6%나 줄어든 어닝쇼크였다. 반면 LG전자는 예상치 거의 그대로 나와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선방한 것처럼 SK하이닉스는 시장 예상과 부합한 실적을 냈다.
같은 자동차업종 내에서 완성차와 부품 간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18%대 감소한 반면 현대모비스는 5.4% 증가했다. 한국타이어는 13.6%, 넥센타이어는 7.4%나 급증했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한국타이어는 증권사 추정치 대비 14%나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김연우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완성차로의 수출 판로가 확대되고 있는 부품사, 친환경과 연비 개선 등 시대적 트렌드에 맞는 핵심 부품을 강화하고 있는 업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건설업종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대림산업과 GS건설은 투자자들을 당혹하게 한 실적을 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37.5%, 12.0%다. 반면 대림산업은 시장 예상과 달리 1894억원 적자를 냈고, GS건설은 증권사 추정치보다 56%나 적은 114억원 흑자에 그쳤다.
금융권에서도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실적이 엇갈렸다.
한편 이날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88% 늘어난 18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인 2000억원대 초반보다는 밑돌았지만 크게 벗어난 수치는 아니었다. 매출액은 7000억원으로 22.3% 증가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등 해외 사업 성장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라인 매출은 20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57.1%, 지난 분기보다 13.8% 성장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국내 매출이 다소 부진하지만 해외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영업이익 607억원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증권사 예상치보다는 16%가량 낮았다. 당기순이익은 398억원으로 15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조시영 기자 /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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