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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컴백 후 첫 음악방송, ‘스케치북’이라 다행이다
입력 2014-10-29 09:21 
[MBN스타 남우정 기자] 가수 서태지의 컴백 후 첫 음악방송이 ‘스케치북이라서 참 다행이었다. 눈과 귀를 충족시켜준 것은 물론 위로까지 전했다. 음악의 힘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공개홀에서 진행된 KBS2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 녹화에 서태지가 출연했다.

출연 소식이 알려졌을 뿐인데도 화제였다. 이번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를 발표하고 처음 출연하는 음악방송이었고 단독 컴백쇼도 아니었다.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녹화날을 하루 앞두고 그의 육촌 관계이자 음악 동료였던 신해철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고 리허설 중이던 서태지는 충격을 받고 리허설을 중단하기도 했다. 녹화를 무사히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컸지만 서태지는 이날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검은색 의상을 입고 등장한 서태지는 ‘90s 아이콘을 첫 곡으로 선곡했고 찬란했던 여러분의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담담히 노래를 불렀다. 90년대의 대중음악을 이끌었던 신해철을 떠오르게 하는 선곡이었고 첫 곡을 부를 당시 분위기는 숙연할 정도였다.

하지만 노래를 마친 서태지는 이번 곡이 첫 곡인 것처럼 들어달라”고 말하며 ‘크리스말로윈을 열창했다. 이후에 자신의 히트곡인 ‘너에게 ‘인터넷 전쟁 ‘시대유감을 부르며 공연장 못지않은 에너지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중에서 제대로 된 라이브 음악을 전달하고 있는 ‘스케치북은 서태지 출연을 맞아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녹화 당일 리허설이 아닌 하루 전날 리허설을 감행하며 꼼꼼히 준비를 마쳤고 악기 세팅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서 녹화 순서도 가장 앞으로 준비했다. 덕분에 음향 사고 없이 무대를 마쳤다.


또 90년대 음악활동을 해온 서태지와 MC 유희열의 만남도 또 다른 볼거리였다. 앞서 ‘스케치북의 각종 행사 때마다 가장 초대하고 싶은 가수로 서태지를 꼽아왔던 유희열은 수줍은 소녀처럼 팬심을 드러내면서도 특유의 19금 토크를 펼쳤다. 서태지는 실제로 음악방송 중에서 토크도 할 수 있고 음악도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서 출연하게 됐다”라고 ‘스케치북 출연 이유를 밝혔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음악적 대화도 잘 통했다. 언제부터 음악에 빠지기 시작했는지부터 최근 발표한 앨범까지 심도 깊은 음악 이야기를 풀어놨다.

또 음악적 동료로 고(故) 신해철과 인연을 맺어 온 두 사람은 고인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애도를 표했다. 서태지는 신해철의 ‘재즈카페 ‘나에게 쓴 편지 등의 명곡들을 듣고 자란 세대라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가사는 제 가슴을 흔들었다. 이런 가사를 쓰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같은 시대를 살았고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에 깊은 얘기를 할 수 있었다.

무대와 가까운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관객들의 존재감도 ‘스케치북이었기 때문에 남달랐다. 43대 1로 ‘스케치북 역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관객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무대에 오른 서태지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냈고 함께 90년대를 추억했다. 열광적인 환호를 보낸 관객들은 서태지의 컴백 무대에 한 축이었다.

‘스케치북은 생생한 라이브 음악에 역량 뛰어난 MC, 호응도 뛰어난 관객들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성공적으로 서태지 컴백 무대를 마쳤다.

한편 서태지가 출연하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오는 31일 밤 12시15분 방송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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