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다음, 게임사업서 손떼나
입력 2014-10-28 17:29  | 수정 2014-10-29 14:05
카카오와 합병한 다음이 게임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게임사업에서 수년째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게임 관련 계열사 지분 변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음은 보유 중인 온네트 지분(86.1%) 전량을 다음게임에 넘길 예정이다. 온네트와 다음게임은 모두 게임 개발 사업을 하는 다음의 자회사다.
이번 지분 변동은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우선 다음은 다음게임에 350억원을 유상증자하고, 다음게임은 이 자금 중 일부를 온네트 지분 매입 자금으로 활용해 다시 다음에 지급하게 된다. 결국 350억원의 자금 중 상당액이 다음으로 되돌아오게 되지만, 다음의 개별 자회사였던 다음게임과 온네트가 '다음→다음게임→온네트' 지배구조로 바뀐다. 다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게임사업 수직계열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번 지배구조 변화를 두고 다음이 게임사업에서 철수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시각이 불거졌다. 이번 지분 변동이 다음의 실적 등 기업 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유상증자에 출자한 자금도 결국 다음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표면상 아무런 변화가 없는 작업을 불필요하게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런 전망은 10여 년 전 다음의 전력과도 무관치 않다. 다음은 2003년 게임사업 부문을 분사해 현재와 같은 이름의 다음게임을 설립한 뒤 2005년 국내 한 게임회사에 팔고 게임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번에 카카오와 합병 추진 발표 후인 지난 8월 게임사업 부문을 분사해 만든 다음게임에 온네트 지분까지 넘기기로 하자 다음게임을 외부에 매각하고 게임사업에서 손을 떼려 한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선 합병 이후 잉여 사업 정리라는 밑그림 아래 일련의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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