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정부들이 전세계적으로 조율된 성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 금융 안정성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젠 성장에 더 힘을 실어줘야 할 때다." - 코노 마사미치 일본 금융감독청 부위원장
28일 서울 그랜드하야트호텔에서 열린 세계거래소연맹(WFE) 서울 총회에 모인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에 대해 이젠 성장에 무게를 실어야 할 때라고 표명했다.
코노 마사미치 일본 금융감독청 부위원장은 "자본시장이 은행 금융에 대해 대안 역할을 하는 것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새로운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 성장하는 기업들을 위해 거래소가 상품 금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이와 연계해 규제에 대해서도 국제적으로 공통된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각 지역별로 다른 규제가 적용되면 국제적인 자본 이동이 거래소라는 증권시장 매개체를 통해 이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코노 부위원장은 "증권시장이 통합이라는 흐름을 받아들이려면 적어도 전세계적으로 상호 연결된 시장이 주요 지역에 있어야 한다"며 "WFE는 현재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좀 더 통합적인 국제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 지역별 특수성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국제 공통 규제가 어려운 도전과제라는 것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 단순히 규정을 만드는 것을 떠나 과정 전반에 걸쳐 국가간 조율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케이 스윈번 유럽의회 재정경제위원회 의원은 "모든 국가에 일관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지만 전세계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며 "특정한 규제보다는 그 결과를 생각해 원칙에 부합하면 충분하다는 생각도 좋다"고 말했다.
야오 룽 싱가포르 통화청 부장은 "국가간 경계를 넘는 규제를 보더라도 일방적으로 규정을 적용하면 안된다"며 "주식시장, 파생금융시장, 은행간의 균형을 중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은 증권시장에 점점 늘어나는 사이버 위협에 대한 우려도 공유했다. 특히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에 따른 초단타 매매가 집중 거론됐다. 스윈번 의원은 "초단타 매매를 하는 상당수 기업과 개인이 규제 감독을 받지 않았지만 새로운 매매 기준을 적용해 장내로 끌어들이자 오히려 이들이 환영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규정을 적용하고 같은 수준의 감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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