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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非 신해철 세대’의 신해철, 청춘을 울리다
입력 2014-10-28 13:51  | 수정 2014-10-28 13:53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강태명 기자]
가수 신해철. 향년 46세. 27일 오후 8시 19분,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가 슬픔에 잠겼다. 서태지와 함께 1990년대 가요계를 양분했던 바로 그 사람. ‘자전적 가사, 혁신적 음악으로 록 장르를 반석에 올려놓았다던 가수.
그가 데뷔한 1988년은 기자가 태어난 해이기도 했다. 기자는 신해철 세대가 아니다. H.O.T와 젝스키스로 나뉜 아이돌 댄스 음악를 접하며 대중가요에 빠져들었다. 친구들과 SES, 핑클을 두고 호불호를 가르며 놀았다. 어린 시절이었기에 신해철의 노래를 접했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를 느낄 수 있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대가수라는 신해철의 이미지만 기억 속에 흐리게 남아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언제나 곁을 맴돌고 있었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한 ‘그대에게는 응원가 단골 메뉴다. 지금도 운동회,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곡 도입부의 웅장한 반주는 듣는 이의 흥을 돋운다.
이 곡은 응원단장을 기수로 치어리더들이 펼치는 응원 안무에도 자주 등장한다. 대학시절, 중국 해외봉사 중 문화교류 시간이 있었다. 우리 팀에는 응원단 경험이 있는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선곡해 이른바 ‘칼군무 응원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 공연으로 문화교류 성적 2등을 수상했다. ‘가수 신해철 보다 ‘응원가에 더 의미를 둔 순간이었다.

돌이켜 보면 중국 친구가 ‘이 노래 좋은데 누구 곡이냐고 물었을 때 ‘신해철이라는 짧은 대답만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민망하다. 그의 행적과 음악적 성과를 알았더라면 대한민국 록을 해외에 전하는 ‘진짜 문화교류 선봉장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음악은 ‘지식을 뛰어넘었다. 응원 안무를 함께 연습하면서 어느 새 우리말 가사를 외운 중국 친구들을 보며 뿌듯했다. 음악은 국경도, 언어도 초월하는 힘이 있었다.
신해철의 손은 의외의 곳에도 뻗쳐 있다. 늘 즐겨보던 한 지상파 스포츠 중계 방송의 시그널 음악이 그의 작품이다. ‘빱빠바밤 빠빠빠하고 들리는 신 나는 사운드는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바라는 열망에 가득차 중계를 기다리는 이들의 승부욕을 한층 자극하곤 했다.
이 음악은 신해철이 넥스트 멤버 지현수와 2007년 공동 작곡한 곡이다. 이광용 KBS 아나운서는 이전에는 흘려들었던 KBS 스포츠 중계방송의 타이틀 음악. 내일부터는 중계석에 앉아 방송을 시작할 때마다 그가 생각나겠네요. 멋진 음악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뒤늦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순간에도 신해철의 곡 ‘민물장어의 꿈이 재조명되고 있다. 신해철은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곡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 내 장례식장에 울려 퍼질 곡이며 노래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라고 해 더 큰 슬픔을 주고 있다.
‘민물장어의 꿈은 자신을 민물에 사는 장어에 비유한 노래다.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한 번 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등의 가사가 쓰였다.
자신을 찾아 힘든 길을 가는 현재의 청춘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하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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