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고(故) 신해철의 죽음에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허지웅은 27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형은 곧잘 철지난 농담을 길게 늘어놓고는 했다. 나는 그런 그를 무척 구박했다. 구박하는 재미가 있는 형이었다. 구박을 하면 소녀같이 부끄러워했다. 그게 보고 싶어 더 구박한 적도 있다"고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어제 늦게 형에게 다녀왔다. 얼굴이 작아졌더라. 형 퇴원할 때는 살이 확실히 빠져있겠다고 나는 농을 했다. 그리고 귀에 대고 몇 마디를 했다. 못 들었던 것 같다. 들었으면 그 재미없는 아저씨가 이럴 리 없다. 반드시 일어나 써먹었을 거다"고 회상했다.
허지웅은 "나는 절대 울지 않을 거다. 나는 결코 울고 싶지 않다. 구박을 하고 싶다. 다시 한 번 형에게 구박을 하고 싶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가 없다. 구박을 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니 너무 폭력적이라 막 얻어맞은 것 같이 뺨이 얼얼하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또 허지웅은 고인이 자신의 결혼 축가로 '일상으로의 초대'를 불러줬던 것을 언급하며 "여태까지 단 한번도 그렇게 아름 다운 노래를 들어 본적이 없다. 그걸 끝내 말해주지 못했다. 내내 그걸 흥얼거렸다고 말해주지 못했다. 형이 떠났지만 슬프지 않다.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허지웅은 "친애하는 친구이자 놀려먹는 게 세상 최고로 재미있었던 나의 형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 조금도 슬프지 않다. 나는 화가 난다. 보고 있나. 보고 있느냔 말이다. 형 진짜 싫어. 정말 싫다. 짜증나"고 슬픔을 표현했다.
신해철은 22일 오후 2시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혼수상태로 입원했으나 27일 오후 8시 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결국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