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나·외환銀 조기통합, `신의 한수` 나올까?
입력 2014-10-28 11:36  | 수정 2014-10-29 11:38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작업이 이번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은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어 외환은행 노조가 거세가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은 조기통합이 법적인 문제는 없으나 노조와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결의 실마리는 외환은행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현실적인 '당근책'이 무엇이 나오느냐에 따라 조기통합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하나은행, 외환은행은 오는 29일께 이사회를 열어 조기 통합을 의결하고 금융위원회에 통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김정태 회장은 "단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침몰하는 배를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두 차례 연기했던 이사회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 10월 중 하나·외환은행 합병 승인 신청을 금융위에 낼 것"이라고 여러 차례 천명한 바 있다.
하나금융이 2012년부터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 합의'를 깨고 조기통합을 강행하고 있는 이유는 외환은행의 급격한 수익성 악화가 발단이 됐다.
2011년 하나은행(1조 207억원) 보다 높았던 외환은행(1조 6220억원)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600억원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하나은행(6550억원)보다 낮으며 지방은행인 부산은행(30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국환 부문까지 경쟁력이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은행의 외환수수료 수익은 2011년 2180억원에서 2013년말 1920억원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올해 통합한 인도네시아 법인의 시너지 효과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지난 2월 인도네시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쳐서 만든 새 법인'PT Bank KEB Hana Indonesia'는 통합 후 실적이 급증세를 타고 있다.
통합 전 12조 9790억루피아였던 총 자산은 6월말 현재 14조 6490억루피아로 4개월 새 12.9% 증가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와의 간극을 좁히는 게 말처럼 간단치는 않아 보인다.
최근 김정태 회장이 노조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 듯 보였으나 더 이상의 진전은 없는 상태다.
조기통합의 향방은 하나금융의 실적악화 논리와 외환은행 직원들의 현실적 불안감에 대한 '접점 찾기'로 귀결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기 통합성공 시 전산관리·마케팅 등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하지만 외환은행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현실적인 당근책이 절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도한 당근책은 오히려 조직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어 (하나금융측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