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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어설픈 프런트야구 ‘터질 게 터졌다’
입력 2014-10-28 08:23  | 수정 2014-10-28 08:45
올 시즌 유독 고개를 숙였던 롯데 선수단. 언제쯤 이들은 다시 어깨를 펼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터질게 터졌다. 한밤중에 선수단이 성명서를 발표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27일 밤 롯데 선수단은 충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를 통해 모든 문제의 원흉이라고 규명한 선수단은 구단 직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올 시즌 중반부터 성적이 하락하면서 롯데는 끊임없이 잡음이 흘러나왔다. 급기야 프런트라인이라고 분류된 권두조 수석코치가 물러났다.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4위권 싸움에서 처지게 된 8월말에는 정민태 투수코치가 3군(드림팀)으로 내려갔다. 프런트라인인 공필성 코치와의 다툼도 상세히 보도됐다. 당시 김시진 감독이 자진사퇴설이 돌 정도로 현장과 프런트의 갈등이 고조됐다.
김시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뒤 새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시즌 종료 직후 곪았던 것이 터졌다.
27일 한 매체의 보도로 프런트라인인 공필성 코치의 감독 선임을 반대한다는 선수단 움직임이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선수단은 최하진 대표이사를 만나 공필성 코치의 감독선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감독 선임 전권을 쥐고 흔들고 있는 배후인 배재후 단장과 이문한 운영부장의 책임론도 불거졌다. 공필성 코치는 시즌 중 김시진 감독 사퇴설이 돌 때에도 감독대행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고 유력한 신임감독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선수단 주장인 박준서가 출입기자단에게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사태는 진정국면을 맞는 듯 했다.
그러나 선수단의 말을 따르면 이는 또 사실과 달랐다. 주장 박준서과 최준석, 송승준이 이날 이문한 부장과 면담을 가졌지만, 롯데 구단측이 주장한 화해는 없었다는 것이다. 공필성 코치 감독 선임 반대와 관련해 최하진 대표이사를 만났다는 점만 부인한 것이었다. 결국 불만이 쌓인 선수단 사이에서도 고성이 오가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곧 다시 의견을 모으고 이문한 부장을 겨냥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2011년 이문한 부장이 롯데에 부임하고 나서부터 파벌이 형성됐다는 것이었다. 이날 오후 박준서 명의의 문자 메시지도 이문한 부장의 이간질이었다고 주장했다.

선수단의 불만은 성명서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전부터 롯데는 연봉협상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문한 부장의 강압적인 협상 방식이 이번 사태의 불씨가 됐다. 선수들도 이문한 부장이 오고 나서 3년 동안 일방적 통보로 제시액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신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얘기다.
심지어 엔트리 변동 여부도 현장 모르게 프런트 주도로 이뤄진 적도 있다. 엔트리 구성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고유영역이다. 이런 프런트의 지나친 현장개입에 선수들도 집단 항명을 불사한 것이다.
구단내에서도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해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도 모자를 판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어설픈 프런트야구가 롯데를 망쳐버렸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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