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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명주가 아직도 1위…특급도우미 실종
입력 2014-10-28 06:01 
이명주는 한 바퀴(11경기)만 뛰고서 UAE 알 아인으로 이적했다. 이후 두 바퀴(22경기)를 돌았지만 여전히 도움 1위는 이명주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 특급 골잡이도 없지만 특급 도우미도 없다. 스포트라이트가 득점왕 경쟁에 쏠려 있지만 사실 더 심각한 건 도움왕 경쟁이다.
정규 33라운드를 마친 K리그 클래식은 28일 현재 442골이 터졌다. 198경기를 했으니 경기당 평균 2.23골이다. 266경기에서 677골이 터진 지난해(경기당 평균 2.55골)와 비교해 0.32골이 줄었다.
득점왕 경쟁은 불이 붙었다. 너무 안 터져서 그렇다. 득점 선두는 이동국(전북)으로 13골에 불과하다. 2011년부터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데얀(전 서울)의 기록은 24골-31골-19골이었다.
이동국도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2005년 득점왕 마차도(13골·전 울산) 이후 가장 적은 골의 득점왕이 탄생할지 모른다. 2005년에는 팀당 24경기였다.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갔을 경우 3경기를 더해 최대 27경기였다. 올해보다 경기수가 적다.
K리그 클래식 감독들은 수비 축구와 함께 수준 높은 외국인선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꼬집었다. K리그 무대를 씹어먹던 데얀은 올해 초 중국으로 떠났다.
특급 골잡이만 사라진 게 아니다. 특급 도우미도 없다. 이게 더 심각하다. 도움 1위는 ‘아직도 이명주(알 아인)다. 지난 6월 알 아인으로 이적했던 이명주의 도움 9개(11경기)를 누구도 넘지 못했다. 이명주는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 9도움) 신기록을 세우며 펄펄 날았다.
이명주의 마지막 K리그 클래식은 5월 10일 전남전이었다. 11라운드에서 도움 2위는 3개씩을 기록한 유지훈(상주), 송수영(경남), 김승대(포항), 현영민(전남), 김현(제주), 염기훈(수원) 등 6명이었다. 이명주가 떠난 뒤 팀당 22경기를 더 했지만 도움 2위는 이승기와 레오나르도(이상 전북)로 8개다.
K리그 클래식은 스플릿 5경기만 남겨뒀다. 도움왕 역전은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도움이 같을 경우 경기수가 적은 선수에게 타이틀이 돌아간다. 도움 9개로는 11경기만 뛴 이명주를 이길 수가 없다. 적어도 도움 10개를 기록한 선수에게 명예가 주어질 전망이다.

그렇지만 쉽지 않기도 하다. 골보다 도움 올리기가 더 어렵다. 올해는 더욱 그러하다. 지난해 두 자릿수 도움을 올린 이는 3명이나 올해는 1명도 안 나올 수 있다.
레오나르도가 7월 10일 상주전 이후 뒤늦게 불이 붙어 도움 8개를 올렸다. 하지만 1일 제주전을 끝으로 조용하다. 다른 이들도 도움 쌓기가 더디다. 자칫 연말 K리그 시상식에서 K리그 클래식에 뛰지도 않는 선수에게 도움왕을 줘야 할 판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진지한 고민과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명주가 풀 시즌을 뛰었다면 과연 도움을 몇 개까지 할까라는 상상을 한다. 그런데 (도우미 기근은)큰 문제다. 도움 순위를 보면 이게 과연 맞는가 싶다”라며 재능 있는 선수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데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제도적으로도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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